정부가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에 빠진 모든 사업장에 휴업·휴직수당 등을 지원하는 ‘고용유지지원금’ 제도가 사행산업 업체들에는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이다.
2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휴업휴직 등 어려움을 겪는 사업장이 늘어나자 지난 3월부터 4~6개월간 고용유지지원금을 90%까지 상향 지원하는 긴급지침을 마련해 시행 중이다.
이번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은 고용부가 코로나19 때문에 사상 초유의 경기침체로 인한 고용불안이 가속화되자 기존 제조업은 물론 서비스업 등 모든 업종과 대기업까지 고용유지지원금 신청 대상에 포함시켰다.
고용유지 지원금 신청대상 기업은 매월 휴업이나 휴직하는 직원이 20%를 초과하는 기업의 경우 신청이 가능하다.
강원랜드의 경우 지난 2월 23일부터 임시휴장을 시작해 오는 28일 오전6시까지 96일간 장기 휴장을 진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3개월간 강원랜드 직원들의 휴업이 60% 수준을 넘고 20여 협력업체의 경우에도 1600여 명 중 900명 가량 휴업 중이다.
이처럼 강원랜드는 카지노 휴장으로 인한 직원들의 휴업기간이 3개월을 넘고 있지만 1, 2주 단위로 휴장(휴업)이 연장되면서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대상에 포함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강원랜드는 카지노와 리조트 분야의 임시휴장을 지난 2월 23일부터 시작한 이후 2일, 8일, 1주일, 2주일 단위로 휴장기간을 연장하면서 휴업수당 자격조건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강원랜드 협력업체 관계자는 “강원랜드가 보통 금요일 오후에 카지노 휴장연장을 결정, 통보하면서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을 독려했다”며 “우리는 강원랜드 요청에 따라 고용노동부에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서류를 작성해 제출했지만 번번이 반려된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또 그는 “휴업기간의 고용유지지원금 관련 서류를 2, 3일간 작성해 고용부 지방관서에 신청하지만 반려되면서 행정력 낭비가 초래됐다”고 덧붙였다.
다른 협력업체 관계자는 “다행히 협력업체의 휴업수당은 강원랜드에서 용역비로 받아 정리하고 있다”며 “휴업기간에 1개월 단위로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용부 관계자는 “고용유지지원금은 사후정산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강원랜드처럼 휴업기간이 1, 2주 단위로 연장되는 사업장은 신청이 불가능하다”며 “제도개선 차원에서 현장의 문제점을 건의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또한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은 개별기업(협력업체 포함)이 알아서 신청하는 일인데 원청업체가 개별기업에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을 간섭하는 것은 갑질 사례”라며 “강원랜드의 경우 월 단위 휴업이 아니라 주 단위로 휴업이 결정되면서 담당자들이 착각을 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강원랜드를 포함해 마사회, 경륜경정 등 사행산업의 경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휴장기간을 1, 2주 단위로 연장하면서 이들 사행산업의 협력업체들도 강원랜드 협력업체와 비슷한 상황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