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이나 지나서 열린 중국 양회, 핵심 읽어내기

[원광대 '한중관계브리핑'] 시진핑, '전면적인 샤오캉 사회 건설'할 수 있을까

통상 매년 3월이면 개최되던 중국의 최대 정치 행사 전국 양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인해 연기되어 지난 21일 개막했다. 양회는 27일 폐막 예정으로, 중국 정부의 국정자문기관격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과 우리나라 국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양회는 중요한 법률 및 중대한 사항들이 결정되는 등 중국 정부의 한해 운영 방침을 정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중국 최대의 정치 행사로 중국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더욱이 올해는 전면적인 샤오캉(小康)사회 건설 완성을 위한 마지막 해, 빈곤탈피 목표 달성을 위한 마지막 해, 제13차 5개년 규획의 마지막 해, 향후 5년간 중국 경제의 청사진을 제공할 제14차 5개년 규획을 논의하는 해이다. 중국이 중대한 목표 임무를 완수하기 위한 마지막 해이자 향후 중국 경제의 방향을 논의하는 해인만큼, 올해 전국 양회에 모두가 주목하였을 터인데, 코로나 19라는 악재까지 더해져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21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개막식에 시진핑(가운데)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자리하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100년의 목표, 전면적인 샤오캉 사회 실현

중국에는 덩샤오핑(邓小平) 최고지도자가 제시한 장기 목표 '2개 100년'이 있다. 하나는 공산당 창당 100년이 되는 2020년까지 전면적인 샤오캉 사회를 실현하는 것, 즉 의식주 걱정이 없는 중진국을 만드는 목표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신중국 건국 이후 100년이 되는 2049년까지 모두가 잘사는 선진국인 다퉁(大同)사회를 건설하는 것이다. 샤오캉 사회가 실현되어야 다퉁사회 건설을 위한 목표로 넘어갈 수 있다. 올해는 바로 '2개 100년' 중 전면적인 샤오캉 사회 실현이라는 최종 목표 달성을 위한 마지막 해이다. 만약 전면적인 샤오캉 사회를 실현하게 된다면 빈곤탈피는 물론 전면적인 샤오캉 사회 실현이 핵심 목표인 제13차 5개년 규획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것이다.

샤오캉 사회는 덩샤오핑 최고지도자가 제시했고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이 그 개념을 계승, '전면적인 샤오캉 사회 건설(全面建设小康社会)'로 발전시켜 2020년까지 △1인당 GDP 3000달러 초과 △도시주민 1인당 가처분 소득 1만 8000위안, △농촌주민 가구 1인당 순소득 8000위안 △엥겔지수 40% 미만 △도시 1인당 주택건축면적 30㎡ △도시화율 50% △주민 가구당 컴퓨터 보급률 20% △대학입학률 20% △인구 1000명 당 의사 수 2.8명 △도시주민 최저생활보장률 95% 이상 달성이라는 10대 기본지표를 발표했다.

2018년 수치에 근거하여 10대 기본지표를 살펴보면, △1인당 GDP 약 9770달러 △도시주민 1인당 가처분 소득 3만 9251위안 △농촌주민 1인당 가처분 소득 1만 4617위안 △중국 엥겔지수 28.5% △도시 1인당 주택건축면적 39㎡ △도시화율 59.58% △주민 가구당 컴퓨터 보급률 하락 △대학입학률 48.1% △인구 1천명당 의사 2.59명 △도시주민 최저생활보장제도 기본적 완성으로 스마트폰으로 대체된 컴퓨터의 보급률이 하락한 것과 인구 1천명 당 의사 수를 제외하고 모두 목표치를 훨씬 능가했다.

이렇듯 장쩌민 전 국가주석이 제시한 목표는 이미 일찍이 달성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후진타오(胡錦濤) 정부 들어 GDP 성장 등 단순한 경제적 수치만으로 전면적인 샤오캉 사회를 설명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경제, 정치, 문화, 사회, 생태문명 등 각 영역을 아우를 수 있는 지표가 나왔다. 즉 △경제발전 △조화로운 사회 △생활수준 △민주법제 △문화교육 △자연환경 등 6개 분야의 23개 지표를 개발하여 목표를 보다 구체화했다.

시진핑(習近平) 정부 들어서는 전면적인 샤오캉 건설 목표에 근거하여 전면적인 '샤오캉 사회 건설 완성(全面建成小康社会)'으로 표현이 달라졌다. 이때는 △경제발전 방식 성공적으로 전환(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 △2020년까지 GDP와 1인당 GDP 2010년 대비 2배 제고 △경제성장에 대한 과학기술 공헌율 대폭 제고시켜 혁신형 국가로 전환 △현대산업발전을 위한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여 공업화, 정보화, 도시화, 농업현대화 등을 동시에 발전 △지역발전전략을 지속적으로 실시하여 지역 간 균형발전 실현 △국제경쟁력 강화 등 6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중국은 제13차 5개년 규획을 실시한 이래 중고속성장을 유지하였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경제성장률은 6.6%에서 6.8%를 유지하다 2019년 세계적인 경제 침체의 영향으로 중국 역시 6.1%로 소폭 하락했다. 2020년 시진핑 정부가 제시한 '2020년까지 GDP와 1인당 GDP 2010년 대비 2배 제고'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2020년 경제성장률은 최소 5.5%를 달성해야만 한다. '전면적인 샤오캉 사회 건설 완성'을 목전에 두고 코로나 19라는 악재를 만나 그 달성이 다소 어려워 보인다.

2020년 GDP 성장률 달성보다 내부 안정화에 중점

올해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중국 1분기 GDP 성장률은 –6.8%를 기록하였다. 유례없는 마이너스 성장률로 앞서 제시한 최소 5.5%의 성장률을 달성하려면 남은 3분기 동안 평균 9.9%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지금의 상황으로써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번에 개최될 전국 양회에서 중국 정부가 GDP성장률 목표치를 발표할 것인지가 세간의 관심사였다.

하지만 오늘 있었던 전인대 업무공작보고 시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코로나 19 발병 전 목표치에 대한 적당한 조정을 실시하고 올해 취업안정, 민생보장, 빈곤탈피완성, 전면적인 소강사회 건설 완성이라는 목표를 우선적으로 달성하고자 하였으나 전 세계 코로나 19 여파와 그로 인한 경제무역 상황의 불확실성이 매우 크고, 중국 발전이 예측하기 어려운 요인들에 직면해 있어 경제성장 목표치의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지 않는다"라며 "경제성장률 달성보다 육원(六稳)을 달성하기 위해 올해는 육보(六保)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가속화되면서 중국 당국은 2018년 8월 '육원'(六稳), 즉 △취업안정 △금융 안정 △대외무역 안정 △외자유치 안정 △투자 안정 △예측 프로세스 안정화 등 6대 안정이라는 경기부양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그리고 최악의 1분기 경제성적표를 받아든 중국 당국이 지난 4월 17일 중앙정치국 회의를 통해 본격적인 경기부양 방향으로 육보(六保) 즉 △주민취업 보장(保居民就业) △기본민생 보장(保基本民生) △시장주체(기업) 보장(保市场主体) △식량·에너지 안전 보장(保粮食能源安全) △산업체인·공급체인 안정 보장(保产业链供应链稳定) △기초행정조직 효율적인 업무 보장(保基层运转任务) 6대 보장 계획을 제시했다.

'육원(六稳)을 달성하기 위해 올해는 육보(六保)에 집중'하겠다는 것은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내부적으로 발생한 문제들을 우선적으로 안정화 시켜야 육원 역시 안정적으로 실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취업안정, 민생보장, 빈곤탈피완성, 전면적인 소강사회 건설 완성'을 위해 육보는 반드시 성공적으로 달성해야 하는 올해의 목표로, 올해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 정책은 온전히 육보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회복을 통한 경제성장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지만, 코로나 19가 아직 종식되지 않은 진행형으로, 전 세계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는 만큼 내부적인 안정화가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하다. 지금은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정책을 통해서라도 우선적으로 국민이 안정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각 정부가 최선을 다해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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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

'중국문제특성화' 대학을 지향하면서 2013년 3월 설립된 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은 중국의 부상에 따른 국내외 정세 변화에 대처하고, 바람직한 한중관계와 양국의 공동발전을 위한 실질적 방안의 연구를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산하에 한중법률, 한중역사문화, 한중정치외교, 한중통상산업 분야의 전문연구소를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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