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 보노, 文대통령에 "코로나 장비 나눠달라" 서한

"직접 구입해 아일랜드에 기증"…文대통령 "조치하겠다" 화답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랐던 록밴드 U2의 리더인 보노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최근 서한을 보내 자신의 고국인 아일랜드가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한국이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12일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보노는 서한에서 "현재 아일랜드에선 코로나19 확진자가 걷잡을 수 없이 증가하고 있다"며 "한국이 보유한 통찰력과 지식, 무엇보다 가용한 장비를 나눠주실 것을 정중하게 요청하고 싶다"고 했다.

보노는 특히 "한국에서 생산되거나 재고가 있는 장비 혹은 진단키트가 있다면 제가 직접 구입해 아일랜드에 기증하고 싶다"고도 했다.

보노는 이어 "코로나19 위기 대응 과정에서 문 대통령과 한국의 선도적인 역할에 대해 깊은 감사를 전한다"며 "매우 중요한 시기에 한국이 보여주는 생명을 구하는 리더십에 전 세계가 감사하며, 또 감명을 받으며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문 대통령의 팬"이라며 "위기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에 대해, 문 대통령의 고견을 소중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덧붙였다.

인권활동가이기도 한 보노는 지난해 12월 내한공연 당시 문 대통령과도 면담한 경험이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U2 콘서트 오프닝 곡인 '선데이 블러디 선데이'와 엔딩곡 '원(One)'을 거론하며 "한국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가 담긴 노래"라고 평가했다.

당시 만남을 회상하며 보노는 "문 대통령은 지난 20년간 제가 만난 정상 중 업무가 아닌 노래 가사에 대한 언급으로 대화를 시작하신 유일한 분"이라며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보노의 서한에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보낸 답신에서 "의료장비 구입 건에 대해서는 우리 관계 당국과 협의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방역 및 치료경험과 임상 데이터를 국제사회와 적극 공유하고 있으며, 아프리카 지역 등 보건 취약 국가 지원을 위한 글로벌 협력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우리 정부는 수준 높은 방역 역량과 높은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코로나19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아일랜드도 이번 코로나19 위기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갈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내외가 U2의 열성 팬"이라며 "앞으로도 전 세계적인 평화의 메신저로서 큰 활약을 해 주기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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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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