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최초 폭로자인 고승덕 의원에게 돈봉투를 전달한 '검은 뿔테 안경의 30대 남자'의 신원도 특정했다. 박희태 의장의 비서였던 고명진 씨가 선거캠프에서 일하던 곽모 씨를 지목한 것이다.
사표가 수리된 김 전 수석이 검찰 조사에서 어떤 진술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효재, 고명진에게 '그걸 되돌려받으면 어떻하냐'며 짜증냈다"
12일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수석은 이번주 초 소환될 예정이다. 김 전 수석은 한나라당 돈봉투 사건의 핵심 피의자다. 사건을 조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이상호 부장검사)는 박 전 의장의 비서 고 씨로부터 "고승덕 의원실에서 돈봉투를 돌려받은 뒤 김 전 수석에게 보고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 전 수석은 고 씨에게 "그걸 되돌려 받으면 어떻하냐"며 짜증을 냈다고 고 씨가 설명했다. 고승덕 의원 역시 검찰 조사에서 돈봉투를 돌려준 뒤 김 전 수석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고 씨에 대한 조사에서 고승덕 의원실에 노란색 돈봉투를 전달한 남자의 신원도 확보했다. 고 씨에 의해 지목된 곽모 씨는 현재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유학 중이다. 곽 씨는 한나라당 소속 의원 비서로 일하다 2008년 전당대회를 앞두고 박 의장 캠프에 합류해 캠프 전략기획팀에 있었다. 검찰은 유학 중인 곽 씨에 대한 전화조사에서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내가 아니라고는 확실할 수 없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고 씨가 당시 돈봉투가 전달된 새누리당 의원이 고승덕 의원 뿐이 아니라 수십 명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는 데 있다. 검찰은 해당 의원 명단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현금 살포의 경우 당사자들이 입을 다물면 물증 확보가 어렵다는 점이 난점이다.
어느 선까지 사법처리가 가능할지가 결국 최종 관심사다. 검찰은 캠프 내 재정, 조직을 담당했던 조정만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을 곧 청구할 방침이지만 김 전 수석이나 박희태 의장에 대한 혐의까지 구체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박희태, 아직 사퇴서 제출 안 해"
새누리당은 그야말로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황영철 대변인은 지난 11일 김 전 수석의 사의 표명과 관련한 논평을 내기 직전 "여당 대변인 하기가 참 어렵다"며 "계속되는 악재에 대해 논평을 내야하니 마음도 무겁고 기분도 썩 좋지 않다"는 말로 '돈봉부 파문'에 대한 심경을 밝혔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의 운신 폭도 크지 않다. '돈봉투 수사'가 현역의원 수십 명으로까지 확산될 가능성도 전혀 없지 않기 때문이다.
상황이 악화될수록 당내 쇄신파의 목소리는 더 커지고 박근혜 위원장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측근들이 비리로 전방위적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과의 선 긋기 주장도 힘을 받을 수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은 이미 "MB정부와 과감히 단절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한편, 지난 9일 사퇴의사를 밝힌 박희태 의장은 아직 사퇴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장이 실제로 직을 내놓기 위해서는 국회 본회의의 동의가 필요한데 박 의장이 아직 사퇴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이다. 315회 임시국회의 회기는 오는 16일까지다.
회기 마지막 날로 예정된 본회의가 18대 마지막 본회의가 될 가능성이 높은만큼, 이때까지 박 의장이 사퇴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입법부 수장이 3개월 이상 공석으로 남아 있게 됨은 물론 박 의장은 18대 국회 마지막까지 공관, 의전차량, 경호인력 등 국회의장 대우를 받게 된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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