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이산가족 상봉? '탈북 종업원' 문제 걸림돌

9년 만에 금강산 회담…남북 "좋은 결과물 내자"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해 인도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 적십자회담이 북한 금강산에서 진행 중이다. 금강산에서 남북 당국이 회담을 개최한 것은 지난 2009년 적십자회담 이후 9년 만이다.

22일 남북은 북한 금강산 내 금강산호텔에서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과 박용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을 각각 남북 수석대표로 하는 적십자 회담을 오전 10시에 개최했다.

회담 모두발언에서 박용일 부위원장은 남북 정상회담 이후 양측 간에 상상할 수 없던 일이 현실화되고 있다면서 "불미스러운 과거와 단호히 결별하고 새로이 마음가짐을 할 때 북남 사이 인도주의 협력 사업이 순조롭게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북 적십자인들이 낡은 과거와 결별해서 새 역사를 쓰는 데서 서로 신뢰하고 배려하면서 좋은 결과물을 이뤄내자"면서 새로운 마음으로 회담을 이어가야 한다는 뜻을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낡은 과거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박경서 회장은 "금강산의 정기를 받아 민족의 한을 적십자 회담이 풀어야 한다"며 "지난 4월 27일 판문점 선언에 정확하게 이야기가 돼 있듯이 평화공존을 하면서 상호신뢰를 쌓고 서로 협력하는 정신에 입각"해서 문제를 풀어가자고 답했다.

모두발언 이후 양측은 회담 대표단이 모두 참석하는 전체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는 약 45분 정도 후에 종료됐다. 오전 전체회의에서 양측은 이산가족 상봉의 구체적 장소 및 시기와 기타 인도적 사안들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담에서는 우선 지난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 당시 양측이 합의했던 8.15 계기 이산가족 상봉 개최에 대한 구체적인 사안들이 협의될 것으로 보인다.

또 박경서 회장이 이번 회담에서 이산가족들의 한을 풀 수 있는 프로그램을 협의하겠다고 밝힌 만큼, 남북 이산가족 간 전면 생사확인, 서신 교환, 상호 고향 방문 등이 성사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남한 정부는 이산가족 문제의 시급성을 감안해 이같은 부문에서 북한의 전향적인 태도를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행정 시스템과 남북 간 경제력 차이 등으로 인해 이산가족 상봉 행사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북한이 전면적인 생사 확인을 비롯해 이산가족과 관련한 다른 사업 추진에 동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지난 2016년 남한으로 들어온 북한 식당 종업원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북한이 이같은 기존의 입장을 고수할 경우 회담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이번 적십자회담이 남북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 차원인데다가 회담도 금강산에서 진행하는 만큼, 남북 양측 모두 이산가족 상봉 외에 인도적 차원의 다른 민감한 문제들을 제기하지 않을 수도 있다.

실제 북한 내 남한 억류자 6명에 대한 문제는 이번 회담에서 다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경서 회장은 지난 21일 회담장인 금강산으로 출발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이산가족 상봉에 집중하고 억류자 문제는 다루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남한에서는 박경서 회장을 비롯해 김병대 통일부 인도협력국장, 우광호 대한적십자사 국제남북국장, 류재필 통일부 국장이 대표단으로 참석했다. 북한에서는 박용일 부위원장 외에 한상출 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위원, 김영철 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위원 등이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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