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박원순 그만둬야, 안철수와 '공감 연대'" 연일 시그널

안철수-김문수 단일화?…安 "金, 홍준표와 달리 '2등 목표' 아닌 듯"

6.12 북미 정상회담 등 한반도 관련 이슈에 밀려 6.13 지방선거가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지방선거의 '꽃'으로 불리는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와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이 연일 언론을 타고 있다.

김문수 후보는 20일 오후 국회에서 미세먼지·교통·부채 등 '박원순 시정(市政)'을 총체적으로 비난하는 내용의 회견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원순 시장을 비판했는데, 박 시장의 3선을 막기 위해서는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도 가능한가'라는 취지의 질문이 나오자 "박 시장을 그만두게 해야 되겠다는 '공감 연대'라고 할까, 저는 그렇게 공감하고 있는데 안 후보는 어떤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박 시장을) 그만두게 하는 데 손을 잡고 계속 같이 하겠다"며 "저한테 몰아주자, 누구한테 몰아주자는 주장을 하는 게 아니라 '박 시장은 이제 퇴장해야 안 되겠나' 하는 같은 생각 아니겠느냐"고 하기도 했다.

그는 '대(對) 박원순 공동전선' 구축을 위해 안 후보를 만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내가 꼭 '그런 것은 안 한다'는 게 아니라, 아직까지는 그런 생각을 안 해봤다. (그럴 생각이) 없다기보다는 해본 적이 없다"고 답하고, 이어 '그럼 앞으로는 검토해볼 생각이 있느냐'는 추가 질문이 나오자 "그건 아직 모르겠다. 아직 생각을 안 해봤다"고만 했다.

다만 그는 안 후보에 대해 "박 시장을 직접 만든 산모 아니냐"거나 "민주당에서 계속해서 북한인권법 통과를 안 시켜주고 있는데 안 후보는 그 당(새정치민주연합 시절) 대표까지 했지 않느냐"고 공격하기도 했다. 여론조사 선두 주자인 박 시장에 맞서 보수 진영이 단일화 필요성은 있지만, 안철수 후보는 '보수'가 아니니 적임자는 자신밖에 없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안철수 "金, 2등 목표 아닌 것 같다"면서도 "나는 몸으로 증명한 사람"


김 후보의 이같은 '단일화' 관련 언급에 대해, 안 후보 쪽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단일화 같은 것은 없다고 선을 긋지는 않고, 오히려 김 후보의 '보수 정체성' 관련 공격에 대한 반박성 발언만 안 후보의 입에서 나왔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주택정책 공약을 발표한 후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의 단일화 관련 발언에 대해 "박 시장이 당선되면 안 된다는 것은 (김 후보와 제가) 생각이 같은 것 같다"며 "(그 점이) 홍준표 한국당 대표와는 다르다. 홍 대표와 달리 김 후보는 박 시장이 다시 당선되는 것은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계시는 것 같다. 단순히 2등이 목표가 아니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 후보가 지난 17일 "(안 후보는) 민주당에서 출발해 지금은 많이 중도화돼 있지만 아직까지는 우리 당과 같이할 만한 생각의 일치가 적은 분 아니냐"며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자유기업·자유언론·자유로운 신앙과 자유로운 정당활동에 대한 신념이 확실히 확립된다면 동지로 생각하고 같이 하겠다"고 한 데 대해 안 후보는 이날 "저는 대한민국에서 벤처기업을 창업하고 경영하고 많은 일자리를 창출한 사람이다. 그런 일을 해보지 않은 분이 저한테 하실 말씀이 아니다"라고 반박하고 "저는 몸으로 증명한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안 후보의 이같은 발언을 전해듣고 다시 "그러면(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 신념이 확실하다면) 과거 '삼성 동물원' 같은 이런 말씀을 안 해야 된다"며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란 것은 자유 기업의 활동을 법치주의로 보장하는 것이다. 세계적 초일류 기업을 '동물원이다' 이렇게 말하면 그것은 자유 기업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안 후보의 과거 발언을 도마에 올렸다. 김 후보는 "저도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이해가 몇십 년 공부해 겨우 알게 됐는데, 그렇게 쉽게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다만 단일화 관련 입장이 정확히 뭐냐는 재질문에 "많은 국민들이 누가 박원순 후보를 이길 수 있을 것인가, 그 후보에게 모든 표를 몰아주실 거라고 저는 믿는다"라며 "다시 옛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실 것"이라고 했다. 인위적 단일화는 없을 것이고, 유권자들의 선택에 따라 '결과적 단일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원론적 답변으로 보인다. (☞관련 기사 : '김문수와 단일화' 안철수의 대답은?)

안 후보는 이날 바른미래당의 서울 금천구청장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한 자리에서는 자신이 박원순 후보에 비해 여론조사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는 데 대해 "(여론조사 업체가) 응답률를 낮추는 조사를 하고 있다. 질문을 아주 오랫동안 해서 가능하면 전화를 끊게 만든다. 끝까지 답하는 것은 '문빠'와 '태극기'만 남고 중도적·합리적 일반 시민들은 다 떨어져 나가게 만든다. 그러면 1번, 2번은 높아지고 3번이 낮아진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安, 당내 공천 갈등 상황엔 '마이웨이'…"내 입장 일관되다. 당이 고민해 달라"

한편 안 후보는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는 "모든 결정은 지도부에서 하실 것"이라면서도 "다만 저는 일관되게 '당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공천해 달라'고 계속 말씀드렸다"며 손학규 선거대책위원장을 전략공천해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음을 밝혔다.

안 후보는 "저는 모든 기득권을 다 내려놓고 선거에 임하고 있다"며 "서울 노원병 같은 경우, 제가 바로 그 지역의 직전 현역의원이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자신의 지역구였던 노원병에 바른정당 출신 이준석 지역위원장이 공천을 받았고, 자신의 측근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이 지역구 공천 신청을 철회했음을 언급하며 유승민 공동대표 등 구 바른정당계를 압박한 것이다. '노원병을 이미 양보했는데, 송파을까지 바른정당계에 내줄 수는 없다'는 의미로도 읽힐 수 있는 말이다.

그는 "저는 우리 당이 똘똘 뭉쳐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모든 사람들이 총력을 다할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저는 이미 제가 가진 기득권을 다 내려놓고 선거에 임하고 있다. 그런 후보의 입장을 당에서도 충분히 고민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송파을 문제와 관련, 이날 오후 비공개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제가 2년 전(총선 때) 새누리당 부당한 공천의 최대 피해자였고, 저와 가까운 의원들이 '공천 학살'을 당했다"며 "그것을 겪은 제가 지금 당 대표를 하면서 원칙 없이 할 수는 없다"고 경선 실시 입장을 재강조했다. 유 대표는 "경선이 진행되면 최고위에서 의결할 것"이라며 "원칙대로 하는 게 옳고, 분란을 없애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프레시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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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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