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시진핑 만나 "비핵화는 김일성·김정일 유훈"

오는 5월 북미 정상회담 언급도…" 조·미 정상회담 가지기로 결심"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중 정상회담에서 비핵화는 "선대의 유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지기로 했음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28일 중국 관영 매체 <신화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총서기의 유훈에 따라, (한)반도 비핵화의 실현에 진력하는 것은 일관적이고 변함없는 우리의 입장이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6일 김 위원장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 특사로 하는 남한의 특사대표단과 만남을 가졌을 때 언급했던 내용과 사실상 동일하다.

통신은 이어 김 위원장이 "북남 관계를 화해와 협력의 관계로 전환시키고, 북남 정상회담을 거행하고, 미국 측과 대화하고, 조·미(북미) 정상회담을 가지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을 포함, 북한의 고위급 인사가 오는 5월로 예정하고 있는 북미 정상회담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이어 "남조선(한국)과 미국이 선의로 우리의 노력에 호응하고, 평화적·안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단계적이고 동기화한 조치를 취한다면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이와 관련 시 주석이 "올해 조선반도(한반도) 정세에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조선(북한)은 이를 위해 중요한 노력을 했다"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 목표의 실현, 평화와 안정의 수호, 대화 협상을 통한 문제의 해결 등을 견지한다"며 "우리는 북남 쌍방의 관계 개선을 지지하고 화해와 담판의 촉진을 위해 다 같이 착실한 노력을 할 것을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정상회담을 통해 북중 양측은 향후 활발한 소통을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통신은 시 주석이 △고위급 교류 △전략적 소통 전통 계승 △지역 평화 발전 위한 공동 공헌 △청년 교류 강화 등을 김 위원장에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앞으로 (시진핑) 총서기와 자주 만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고 특사 상호파견, 친서 전달 등 밀접한 의사소통을 유지하면서 고위층 회담이 양당과 양국 관계에 대한 리드 역할을 새로운 수준으로 격상시키기 바란다"고 답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번 방중에 영부인인 리설주와 동행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통신은 "시진핑과 부인 펑리위안은 김정은과 부인 리설주를 위해 환영 연회“를 마련했으며 회담 이후인 27일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 양위안자이(養源齋)에서 김정은과 부인 리설주를 위해 오찬회를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영부인인 리설주는 그동안 북한 최고지도자들의 부인들과는 달리 이번 방중에서 영부인으로 전면에 나섰다. 사진은 27일(현지 시각)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 양위안자이(養源齋)에서 차를 마시고 있는 김정은-시진핑 부부. 왼쪽부터 김정은 위원장 영부인 리설주, 김정은 위원장,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시 주석 영부인인 펑리위안 ⓒ노동신문

북한 관영 매체 <조선중앙통신> 역시 리설주의 동행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통신은 김 위원장의 방중에 대해 "경애하는 최고령도자동지를 모시고 리설주녀사께서 동행"했다고 전했다.

북한의 최고지도자의 부인이 이번과 같이 외교 무대에 추가적인 직함 없이 '영부인'의 자격으로만 참석하고, 이를 북한의 매체가 보도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에 북한이 대내외적으로 자신들이 '정상국가'임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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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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