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원 날릴 뻔'...은행직원 기지로 보이스피싱 막았다

전화통화 하며 현금 인출하는 것을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해

보이스피싱으로 20대 여성이 수천만원을 잃을 뻔 했으나 은행직원의 기지와 경찰의 신속한 출동으로 범인을 현장에서 붙잡았다.

부산 강서경찰서는 사기 및 위조공문서 행사 혐의로 A모(27)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3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21일 오후 5시 50분쯤 부산 강서구에서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은 B모(29.여) 씨를 만나 금융위원회 직원이라고 속인 뒤 금융 감독원장 명의의 관인이 찍힌 위조 공문서를 제시하고 1630만원을 가로채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 경찰이 회수한 현금. ⓒ부산경찰청

경찰에 따르면 B 씨는 "본인 명의 계좌가 도용돼 범죄 의심 자금이 입금됐다. 지폐 일련번호 확인이 필요하니 돈을 전부 인출해서 기다려라"는 전화를 받았다.

B 씨가 전화통화를 하며 거액의 현금을 인출하는 것을 수상히 여긴 은행직원은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은행직원과 메모로 대화를 했고 은행직원은 경찰과의 메모 내용대로 "고객님 인출 요구하신 1630만원 여기 있습니다"라는 말을 B 씨의 휴대전화에 들리게 해 A 씨를 안심시켰다.

A 씨는 B 씨가 다른 곳에 문의전화 등을 해 범행이 발칵 될 것을 우려해 무려 4시간 동안이나 휴대전화를 끊지 못하도록 계속 통화를 했다.

실제로 A 씨는 B 씨로부터 돈을 받기 위해 서울에서 KTX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와 약속장소로 나왔고 현장에 대기 중인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은 적극적인 신고와 협조로 범인을 붙잡는 데 도움을 준 은행직원 2명에게 감사장과 함께 포상금을 전달할 계획이다.

홍민지 기자(=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