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하락 비상...文대통령, 정부부처 강력 질타

청년 실업 최악...일자리 대책 제대로 가고 있나?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정부 부처를 강력하게 질타했다. 지난해 청년 실업률이 9.9%에 달하는 등 최악을 기록한 상황인데다, 지지율 하락까지 겹치면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 구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청년 일자리 점검 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저는 청년 실업 문제가 국가 재난 수준이라고 할 만큼 매우 시급한 상황임을 여러 번 강조해 왔다"며 "그런데 정부 각 부처에 그런 의지가 제대로 전달됐는지, 정부 각 부처가 그 의지를 공유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각 부처가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에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가 않는다"고 지적했다. 수위가 상당히 높은 발언이다.

문 대통령은 각 부처 관료들을 향해 "여전히 '일자리는 민간이 만드는 것이다,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식의 고정관념이 정부 각 부처에 여전히 많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 고정관념이 청년 일자리 대책을 더 과감하게 구상하고 추진하는 것을 가로 막고 있는 것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유럽연합이 2014년 '청년 보장 제도'라는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한 사례 등 선진국의 청년 실업 대책을 예시한 뒤 '특단의 대책'을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오는 2월 각 부처 계획에 청년 일자리 대책을 충실히 반영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국방부가 전역 장병에게 재취업 대책을 시행한 예를 들며 "각 부처는 청년 일자리가 고용노동부나 경제부처만의 일이라 여기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서 청년들의 발제를 들은 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청년들의 목소리를 더 듣고 그들의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며 "청년 일자리 문제는 단기일 내에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지만, 정부가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줘 청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특히 '청년 실업' 대책과 관련해 각 정부 부처를 공개 질타한 것은 최근 심각해진 청년 실업 지표와 무관하지 않다. 2017년 12월 기준 청년 실업률은 9.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당선 직후부터 직접 일자리 챙기기에 나섰지만, 당장 성과로 반영되지 못한 상황에 청와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다만,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이 각 부처 장관들을 질책한 게 아니라,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강도 높게 주문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례적으로 높은 수위의 문 대통령의 발언은 '질책'에 가까운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은 전날인 24일에는 국공립 어린이집을 방문한 데 이어, 이튿날에는 청년 실업 대책 회의를 주관하는 등 최근 연이어 젊은층을 겨냥한 행보를 벌이고 있다. 이는 최근의 지지율 하락세와 관계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날 리얼미터 정례 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 주보다 6.2%포인트 하락한 59.8%를 기록해 처음으로 50%대를 진입했다. (☞관련 기사 :
文대통령 지지율 59.8%…첫 50%대 진입)

앞서 전날인 24일 문 대통령은 새해 첫 현장 행보로 국공립 어린이집 방문을 선택하고, 어린이집 학부모들과 면담하며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문 대통령은 서울 도봉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임기 내 국공립 어린이집·유치원 비율을 현 13%에서 40%로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다가 지지율이 떨어진 것에 대해 여러 걱정이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지지율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조정 국면에 들어갈 수 있고, 왜 그런지 요인을 분석해서 보강하는 게 저희의 의무다. 이런 기회를 통해 여러 정책을 보완하며 다시 신뢰받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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