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은 아빠' 유경근 씨, 방송 진행자 된다

팟캐스트 <세상 끝의 사랑>서 사회적 참사 가족 인터뷰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인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이 라디오 방송 진행자가 되어 사회적 참사 유족을 인터뷰한다. CBS는 4,16연대, 4,16가족협의회와 함께 팟캐스트 <세상 끝의 사랑>을 오는 11일부터 세월호 4주기까지 매주 1회씩 방송한다고 8일 밝혔다.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를 다룬 르포 등 등 우리 사회 소수자들의 목소리에 꾸준히 귀를 기울여 왔던 CBS 정혜윤 PD가 연출을, 유 위원장이 진행을 맡게 된다. 삼풍 백화점 붕괴 사고, 춘천 산사태 사고, 대구 지하철 참사 등 그동안 한국 사회를 충격에 빠트렸던 각종 재난‧사회적 참사 유족이 게스트로 참여해 각자 삶의 이야기를 전한다. 비슷한 슬픔을 안고 있으면서도 뿔뿔이 흩어져 고립된 삶을 살고 있는 사회적 참사 유족들은 이 방송을 통해 서로의 고통을 공유하고 '연대'함으로써 다른 사회적 참사 피해자들을 돕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연대의 목적은 단순히 아픔을 공유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지난 2016년 세월호 참사 가족들은 프랑스 파리에서 프랑스 테러참사피해단체연합 FENVAC(펜박) 관계자들과 만나 전 세계 참사 피해자들과 연대회의를 열자고 합의한 바 있다.

지난 2016년 세월호 유족은 유럽을 방문해 독일 에스토니아호 참사 피해단체와 영국 힐즈버러 참사 피해자단체등을 만났다. 그 여정의 마지막 장소, 파리에서 펜박을 만난다. 1994년에 발족한 펜박은 70개의 재난 피해단체를 묶고 있는 피해단체의 연대체다. 1994년 열차사고로 아들을 잃은 한 아버지가 대형사고 피해자들이 각자 고립되어 지쳐가는 모습을 보면서 8개 대형 참사 피해단체들을 모은 전국참사피해단체 연합을 만든 것이 시작이다.

이들이 모임을 만들어서 하는 첫번째 일은 '출동'이다. 즉, 펜박의 목적은 대형 재난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출동해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가족 협의회를 구성하도록 돕는 것이다. 그리고 이후에도 가족 협의회가 원인 조사와 재판과정에 참여하는 등 적극적인 권리를 모두 행사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주목할 것은 펜박은 공공장소나 대중교통수단에서 발생한 집단 사고의 경우 '피해자'가 직접, 수사 과정과 재판 과정에 참가하는 법을 통과시켰다는 점이다. 세월호 유족들이 요구해 왔던 수사권, 기소권과 유사한 권리다.

2016년 펜박의 관계자들과 파리에서 만난 세월호 참사 유족들은 세계참사피해자들이 누려야 할 권리들을 담은참사 피해자 인권선언을 위한 국제회의를 개최, 전세계 모든 대형참사 피해자가 누릴 수 있는 최소한의 기본권을 명시한 선언문을 채택하고, 각국의 정부에 이것이 법제화 되도록 요구하기로 합의했다.

이같은 프로젝트의 시작이 <세상 끝의 사랑>이다. 지금 국내 재난 참사 피해자들은 뿔뿔히 흩어져있다. 팟캐스트 <세상 끝의 사랑>은 흩어져 있는 우리 나라 재난 참사 피해자들이 차례차례 출연해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간 삶의 이야기를 말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CBS 측은 밝혔다. 나아가 사회적 참사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은 희생자에서 사회적 참사의 진실을 밝혀내 세상을 변화하는 데 일조하고자 한다. <세상 끝의 사랑> 진행을 맡은 유 위원장은 이 방송이 그러한 실천의 시작이기를 바란다.


"비록 우리 아이는 구하지 못했지만 아직 다른 아이들을 구할 시간이 남아있다."
"우리가 뛰는 만큼 더 많은 아이들이 살아남을 수 있다."
"우리 아이들을 다시 만난 날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았다고 말해주고 싶다."

<세상 끝의 사랑>은 오는 11일 첫 방송되며, 고(故) 이한빛 PD의 동생 이한솔 씨가 등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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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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