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이 문재인정부의 관심을 얻은 사연은...

조대엽교수, 이용득의원 등 안동 추천 한 몫해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 입소자들이 퇴계종손 이근필씨의 강의를 듣고 있다.
경북 안동에 대한 문재인정부의 관심이 자못 특별해 보인다. 시작은 지난 8월 광복절 경축식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경축식에서 안동 임청각을 길게 언급했다.

문대통령은 “경북 안동의 임청각이라는 유서 깊은 집은 일제강점기 가산을 처분해 만주로 망명한 뒤 신흥무관학교를 세우고 무장 독립운동의 토대를 만든 석주 이상룡 선생의 본가”라고 소개했다.

이어 “무려 아홉분의 독립투사를 배출해 대한민국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상징하는 임청각이지만 일제의 보복으로 집의 절반이 헐리고 석주의 자손들이 해방 후 고아원 생활을 하기도 했다”며 “임청각의 모습이 바로 우리가 돌아봐야할 대한민국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발언 이후 정권 차원의 관심이 이어진 것은 당연했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부겸 행안부장관 등이 잇따라 임청각을 방문했고, 문화재청과 국가보훈처 등이 철로공사로 반쯤 헐린 임청각을 복원하겠다고 나섰다.

문대통령의 관심은 임청각에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달 초에는 안동하회마을을 찾아 “재조산하와 징비의 정신을 되새깁니다”라고 방명록에 썼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방문글이 담긴 방명록의 바로 다음 장에 쓴 것이다. 문대통령의 이날 안동 방문은 취임 후 첫 TK 방문이었다.

하회마을에서 문대통령이 던진 메시지는 ‘재조산하’였다. 나라를 바꾼다는 뜻의 재조산하는 적폐청산의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청와대 측은 밝히기도 했다.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를 통해 세간의 관심이 커지면서 임청각과 하회마을을 찾는 발길과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 입소생 등이 부쩍 늘어났다.

문대통령과 안동이 맺은 인연의 배경을 살펴보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이자 유력한 대권후보였던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야한다. 2016년 5월 27일 당시 문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자격으로 안동을 찾았다. 이때 들른 곳이 임청각과 도산서원 시사단이다.

그 중 도산서원 시사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방문 당시 문대통령은 시사단을 두고 “정조의 개혁정치가 시작된 곳이라 와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조는 즉위 후 집권세력인 노론을 견제하고 권력구조를 개혁하기 위해 영남 남인을 중용해야했다. 퇴계의 학덕을 기린다는 명분으로 조선 최초의 지방별시를 도산에서 열었고 이를 기념한 것이 시사단이다.

그러나 정조는 비명에 죽음을 맞으면서 개혁을 오래 끌고가지 못했고 영남선비들은 폐족이 돼야만 했다. 이 대목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폐족이라는 멍에를 짊어지게 된 이른바 친노와 문대통령의 처지와 겹친다. 문대통령은 폐족이라는 굴레를 벗어야 한다는 절박함을 안고 있었던 것이다.

당시 문대통령에게 이 같은 의미를 부여하고 안동방문을 권유한 측근은 조대엽 고려대 교수로 알려져 있다. 안동 출신인 조교수는 싱크탱크그룹에서 핵심 역할 이후 문정부 출범과 함께 고용노동부 장관에 지명됐다가 낙마한바 있다.

또 문 대통령과 임청각과의 인연은 이용득 전 더민주 최고위원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동이 고향인 이 전 최고위원은 고성이씨로 임청각의 후손 격인 인물이다. 문대통령이 당대표 시절 고립을 겪을 때 정치적 경호실장 역할을 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안동시로서는 물실호기를 맞은 셈이다. 임청각으로 대표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공간으로 안동이 알려지면서 올 들어서만 12만명에 달하는 가족단위 및 단체 연수생들이 다녀갔다.

안동의 한 문화관광 전문가는 “보수정치를 지지해온 안동과 경북은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정치적 선택을 반복하는 경향이 있는데 새정부에 대한 반감부터 버려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가 안동의 혁신유림 정신 등에 관심이 많은 만큼 그에 발맞춰 더욱 적극적인 마케팅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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