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으로 다시 불 붙은 '신고리 5·6호기' 건설 논란

시민단체와 정당 등 "더 큰 지진 올 수 있다"...한수원 '문제없다'

경북 포항에서 역대 2위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데 이어 최근 건설이 재계된 신고리 원전 5·6호기에 대한 안전성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5일 오후 2시 29분쯤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6km 지점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포항에서는 건물 내부 천장이 부서져 바닥으로 떨어지거나 길거리 간판과 건물 외벽들이 무너지면서 일대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와 함께 이번 지진이 작년 경주 지진에 이어 양산단층대에서 발생하면서 양산단층대가 본격적인 활동단계에 들어간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와 함께 같은 양산단층대에 있는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15일 오후 2시 29분쯤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6km 지점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으로 포항시의 한 건물 외벽이 무너져 내려 길거리를 뒤덮고 있다. ⓒ독자제공

이날 환경운동연합은 "이 일대의 원전의 내진설계는 신고리 3호기를 제외하고 모두 지진규모 6.5에 해당하는 0.2g 이다. 신고리 3호기와 건설 중인 원전은 지진규모 7.0에 해당되는 0.3g이다"며 "이번에 발생한 포항지진 최대지반가속도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포항지진이 이들 원전 인근에서 발생했다면 원전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것이다"고 성명을 발표하며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을 촉구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역시 "이번 지진으로 동남권 일대에 더 큰 지진이 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며 "정부는 신고리 5·6호기 재개 이후 후속 대책으로 기존 원전의 내진설계를 보강한다고 했으나 기술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노동당 부산시당과 울산시당은 각각 성명과 논평을 내고 "포항 지진으로 우리나라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날 지진이 원자력발전소 운영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모두 정상 운전 중이며 월성 1호기에만 지진감지 경보가 발생했었다고 밝혔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이번 지진으로 원자력발전소 운전에는 문제가 없었으며 원자력발전소는 전국의 건물을 통틀어서 내진 설계가 잘 돼 있는 곳이다"며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놓고 국민들께서 걱정하시지 않도록 기본 내진설계에 추가로 내진설계를 더 보강해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2시 30분쯤 포항시 북구 북쪽 6km 지점에서 규모 5.4의 첫 지진이 발생한 후 현재까지 여진은 총 42회가 발생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6일 오전 6시를 기준으로 낸 '경북 포항 지진 발생 및 대처상황 보고'를 통해 현재까지 부상자 수는 57명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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