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 文대통령에게 '대북 인도적 지원' 태클

아베 "지원 시기 고려해야" vs 문재인 "정치 상황과 무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15일 오후 가진 전화 통화에서 아베 총리는 한국 정부의 800만 달러 규모의 대북 인도적 지원 방침을 언급하며 "지원 시기에 대한 고려"를 요청했다고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이 밝혔다.

북한이 6차 핵실험에 이어 이날 미사일 발사 시험을 감행한 상황을 강조하며 한국 정부의 대북 인도적 지원 방침에 대해 사실상의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이 문제는 유엔식량계획(WFP)과 유엔아동기구(UNICEF)가 북한의 영유아와 임산부에 대한 사업 지원을 요청해 와 검토하게 된 것"이라며 "원칙적으로 영유아와 임산부를 지원하는 것은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다뤄야 할 사안으로 보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대북 인도적 지원이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에서 현재의 제반 상황 등을 종합 감안해 시기 등 관련사항을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언젠가 그런 인도적 지원을 하게 되어도 현금이 아니라 반드시 현물이어야 하고 그것이 영유아나 임산부 등 필요한 사람들에게 틀림없이 전달되어야 하며 이에 대한 모니터링도 제대로 될 것을 전제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대변인은 "양 정상은 북한에 대한 최고 강도의 제재와 압박을 가함으로써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데에 인식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북한의 위협에 과도하게 대응함으로써 긴장이 격화되어 자칫 우발적 충돌로 이어지지 않도록 한일 양국이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도록 협력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우리 모두 한반도에서 전쟁으로 인해 큰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는다"면서 "앞으로도 긴밀히 공조하면서 북한의 정책을 바꾸고 한일 양국민의 안전도 지키는데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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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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