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사이버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전담 수사팀은 차례로 '블랙리스트' 피해자들을 불러 조사한다고 14일 밝혔다. 명단에 오른 82명 가운데 실질적으로 피해를 당한 정황이 있는 일부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사실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범행에 가담한 국정원 간부 등의 국정원법 위반 혐의를 파헤치는 방식으로 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소환 조사 대상자는 배우 문성근 씨다. 문 씨는 오는 18일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문 씨의 경우 블랙리스트 명단에 이름이 오른 데다, 국정원 심리전단이 과거 문 씨와 배우 김여진 씨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기 위해 부적절한 관계를 나타내는 가짜 합성 사진을 제작해 유포한 사실도 알려졌다.
14일 언론을 통해 공개된 사진에는 침대에 함께 있는 남녀의 사진에 문 씨와 김 씨 얼굴이 합성돼있으며, '공화국 인민배우 문성근 김여진 주연 육체관계' 문구도 적혀있다.
문 씨는 이에 대해 자신의 SNS에 "경악! 아, 이 미친 것들"이라며 "검찰 조사에 응하겠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직후 그는 "합성사진뿐이겠나? 검찰에 가면 공작이 분명한 '바다 이야기'도 물어봐야겠다"고 덧붙였다.
문 씨는 전날에는 정부와 이명박 전 대통령,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을 상대로 민·형사 소송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블랙리스트 피해자 82명 가운데 라디오 프로그램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서 퇴출 통보를 받은 방송인 김미화 씨, 라디오 프로그램 <이외수의 언중유쾌>가 1년 만에 폐지되는 경험을 한 작가 이외수 씨 등도 소환 조사 대상 물망에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검찰 관계자는 "국정원 발표 연예인 명단 80여 명은 피해자 측 인원으로 추산한 것 같다"며 "피해자는 더 있을 수 있고 구체적인 피해사례는 좀 더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