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지금은 대화를 말할 때가 아니다"

러시아 '사드 반대' 입장에는 "안보를 위하 불가피한 조치"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고조된 북핵 위기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5일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나는 어떠한 차원의 대화도 피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지금의 상황은 북한의 위험천만한 도발에 대해서 강력하게 규탄하고 압박해야 할 때이지 대화를 말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러시아 방문을 하루 앞두고 타스 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하고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추가 도발을 중단하며, 대화의 길로 나오도록 강제하기 위해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최고의 강도로 부과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대화와 협상을 강조해 온 문 대통령이 대북 정책 방향을 급선회해 향후 상당 기간동안 한미일 동맹 중심의 압박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응징하기 위해 압도적인 국방력을 갖추도록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어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한국의 미사일 탄두중량을 제한하는 미사일 지침을 개정하여 탄두중량 제한을 완전히 해제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 내용을 소개하며 "북핵 문제가 외교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는 원칙에 대해서도 합의했다"면서도 "이러한 평화적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이 핵․미사일 추가 도발을 중단해야 하며,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더욱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이 핵과 미사일 계획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비가역적인 방법으로 포기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가 반대하고 있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관한 입장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사드 배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핵능력이 과거와 다른 수준으로 발전되고 있는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한국의 안보를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했다.

또한 "사드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여 배치하는 것인 만큼, 북핵·미사일 문제가 해결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월 발표한 '베를린 구상'을 설명하며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오직 평화다. 두 번 다시 한반도에서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했으나, 제재와 압박에 방점을 둔 인터뷰 내용 상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한반도 운전자론'은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한편 문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한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푸틴 대통령이 적극 추진하는 '신동방정책'과 내가 추진하고자 하는 '신북방정책'의 비전을 공유하고 극동지역에서의 협력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러 3각 협력은 한러 관계 증진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당장은 어렵더라도 한러가 시작하고 향후 북한도 참여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동북아시아와 유럽을 최단거리로 연결하는 북극항로를 개발하고 부산과 목포에서 출발한 열차가 평양과 북경, 블라디보스토크를 통과해 러시아와 유럽을 달리고, 남·북·러 가스관 연결 등을 통해 세계경제지도를 바꾸는 일에 함께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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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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