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장관은 이날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만나 "전쟁이 가져다준 인권 침해를 기억하고 환기하는 메카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접근성이 좋은 서울 시내에 군위안부 박물관을 건립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군 위안부 문제는 더이상 한일간의 문제가 아니고 국제적 이슈"라며 "나눔의 집도 전시관을 잘 마련해 하고 있지만 접근성이 낮아 서울 시내 용산박물관과 가까운 위치에 (군위안부 박물관을) 건립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군위안부 박물관은 전쟁과 여성 인권의 메카가 될 것"이라며 "부지 마련 작업이 필요해 바로 시작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군위안부 박물관 건립 사업보다 더 빨리 진행할 수 있는 것은 군위안부 피해에 관한 유네스코 등재 문제라며 여러 관련 단체들 사이에서 이견이 없는 만큼 서둘러 추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앞서 청문회 등에서 밝힌대로 2015년 12.28 한일합의로 탄생한 화해·치유재단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입장도 거듭 확인했다.
정 장관은 화해·치유재단에서 피해자 할머니들과 가족들에게 위로금을 전달하는 과정에서의 면담 내용이 담긴 녹취를 여가부가 성폭력처벌법에 따라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정한 것과 관련해 "취임 이후 화해·치유재단을 세세하게 검토하고 점검하려고 한다. 아직 이 작업에 착수하지 못했기 때문에 죄송하지만 추후 답변드리겠다"고 했다.
그는 나눔의 집 방문 배경에 대해선 "피해자 할머니들을 뵙고 어려움과 힘든 점이 있는지 알아보려고 왔다"며 "재작년 12월 28일 일본과 합의한 부분을 일본과 새롭게 협상해 어떻게 풀어갈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정 장관과의 면담에는 이옥선(90)·박옥선(93)·하점연(95)·강일출(89) 할머니 등 4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강일출 할머니는 "우리는 아직 일본한테 명예 회복을 못 했다. 진정한 사과를 받아야 한다. 꼭 해결해달라"고 호소했다.
정 장관은 위안부 역사관, 추모 동상, 병상에 투병 중인 피해자 등을 둘러보며 1시간가량 나눔의 집에 머물렀다.
정 장관은 이날 오후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특별기획전 기념행사에 참석해 군위안부 박물관 설립 의지를 재차 밝혔다.
정 장관은 축사에서 "여전히 힘겹게 수요시위에 참석하시는 어르신들을 뵐 때마다, 아직까지 마음속 깊이 맺힌 한을 풀어드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매우 송구스럽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군 위안부 박물관 설립을 추진해 보다 안정적이고 체계적으로 조사·연구사업을 추진해나가고 이러한 기반을 바탕으로 후세대에 대한 교육도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며 "이번 특별기획전도 할머님들의 안타까운 희생을 잊지 않고 후세대에 올바른 역사교육의 장을 만들어 주고자 개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박물관 로비에 마련된 행사장 맨 앞줄에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89) 할머니와 나란히 앉아 환담을 나누고 함께 전시장을 둘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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