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文대통령 면전서 "위안부 합의 이행" 종용

한일 첫 만남 위안부 문제 이견…셔틀 외교 복원 합의

독일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7일(현지시간) 첫 양자 회담을 가졌다.

최대 현안인 한일 위안부 협상 문제와 관련해 아베 총리는 "위안부 합의 이행의 필요성"을 언급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일본 언론들도 아베 총리가 이 자리에서 "위안부 합의는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구축해가는 데 불가결한 기반"이라며 지난 2015년의 한일 위안부 합의 이행을 종용했다고 전했다.

반면 문 대통령은 이 문제가 "한일 관계를 더 가깝지 못하게 가로막는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 대다수가 정서적으로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양국이 공동으로 노력해 지혜롭게 해결해나가자"며 "이 문제가 한일 양국의 다른 관계 발전에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양측 모두 기존 입장을 유지하며 신경전을 벌인 셈이지만, 이번 첫 만남을 계기로 향후 양국 정상 간 긴밀한 소통을 위한 셔틀 외교를 복원키로 합의한 점은 외교적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양국 정상의 셔틀 외교는 2011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중단된 상태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한일 양국이 기본적 가치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할 뿐 아니라 지리적, 문화적으로도 가장 가까운 친구"라며 "과거의 역사적 상처를 잘 관리하면서 미래지향적인 성숙한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도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중요한 이웃 한국과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발전시켜나가기 위해 정상 차원에서 함께 협력해나가자"고 했다.

이어 한일 정상은 북한 핵과 미사일 능력의 고도화가 한일 양국의 급박하고 엄중한 위협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북핵 문제 해결에 최우선 순위를 부여하는 가운데, 북핵의 완전한 폐기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달성하기 위해 한미일 간 긴밀한 공조를 계속 유지, 강화하기로 했다.

일본 언론들은 아베 총리가 "지금은 (북한에) 최대한의 압력을 가하는 게 필요하다. 대화를 할 때가 아니다"며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막기 위해선 외화 획득원을 차단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통일의 여건 조성을 위한 우리의 주도적 역할과 남북대화 복원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으며 아베 총리도 이해를 표명했다고 박수현 대변인은 전했다.

이처럼 일본군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 북핵 해법을 둘러싸고 앞으로도 적지 않은 진통을 예고한 회담이었지만, 이번 만남을 계기로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 사실상 단절됐던 한일 정상 간 대화 채널이 복원되는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일 정상회담은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독일 함부르크 메세 컨벤션홀에서 35분가량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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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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