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 자초하는 자유한국당…국민의당 겨냥 "사쿠라당" 비난

국민의당 "반성 전혀 없는 기득권 정당이 금도 넘어"

인사청문회 정국에서 빚어진 여야 간 갈등이 제1야당 자유한국당과 제2야당 국민의당 간의 신경전으로 번지고 있다. 한국당 측에서, 비교적 여당에 협조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국민의당을 향해 "2중대", "사쿠라" 등 거친 비난을 하면서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7일 오전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 문제와 관련해 "한국당이 분명히 반대 입장을 강하게 갖고 있는데, 국민의당의 오락가락하는 결정에 대해서 저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총리 인준 때도 갑자기, 오후에 대통령 말씀이 나온 후에 '대승적 차원에서 도울 수밖에 없다'고 황당하게 오전과 오후가 다르게 말을 바꿨다"고 국민의당을 비난하며 "다른 (공직)후보자에 대해서도 야3당이 처음에는 같은 입장을 밝혀오고 있었는데 지금 여러 가지로 입장을 바꾸는 것을 보고 잘못하면 '여당 2중대'라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라고 비난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민의당이 김상조 후보자 청문보고서 문제를 논의할 국회 정무위원회 회의를 이날에서 오는 9일로 연기하자고 주장하고 있는 데 대해 "그 보고서 채택에 결국 찬성하는 쪽으로 가기 위한 어떤 절차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있다"고 주장하며 "국민의당이 현명한 판단을 해 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전날 인사청문회 대책회의에서도 "지금 심각한 정체성 혼란에 빠져 있다"고 국민의당을 겨냥하며 "국민의당에 대해 '사쿠라 정당'이란 표현은 쓰고 싶지 않지만, 지금처럼 오락가락 갈팡질팡 행보를 계속한다면 결국 그런 말까지 나오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특히 전날 그는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를 겨냥해 "대선 때 '상왕'으로 불리던 분은 요즘 갑자기 새 정부에 무슨 책을 잡혔는지…. 자고 나면 청문회 관련 입장이 오락가락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가 최근 문재인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을 비꼰 것이다.

국민의당은 발끈하고 나섰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가 우리 국민의당을 향해 해서는 안 될, 금도를 넘는 매우 결례되는 발언을 한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다"며 "본인들이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주장하는 그 당의 기준과 요구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해서 국민의당을 '사쿠라 정당'이니 '오락가락 정당'이니 비난하는 것은, 정치 도의로 보나, 협치를 해야 할 현 상황으로 보나 절대로 잘못된 주장이고 비난이다. 사과를 요구한다"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했다.

박 위원장은 "독단적·주관적 기준으로 '나를 따르라'고 하는 오만불손한 한국당은 기득권 거대 양당 체제의 여당으로서의 꿈을 아직도 못 깨고 있다"고 역공하며 "여당 시절 저질렀던 행태에 대한 성찰과 반성은 전혀 없이, 기득권 정당으로서 과거 구태 정치를 반복하겠다는 주장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국민의당은 당당하고 떳떳한 야당, 정부에 협조할 것은 거리낌없이 인색함 없이 협조하는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 선도 역할에 주저함이 없을 것"이라며 "어떤 비판과 비난이 있더라도 오직 국민 여망을 받아 명예롭게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로부터 '정부에 무슨 책을 잡혔나'라는 비아냥을 들은 박지원 전 대표도 역시 가만있지 않았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에 나와 정 원내대표 등 한국당 지도부를 향해 "그 분들은 사실상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정 혼란을 가지고 온 주역들"이라며 "얼마 전까지 국가를 피폐하게 한 책임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반성하지 않고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일축했다.

박 전 대표는 또 "우리가 문재인 대통령이 잘 한다고 해서 박수치는 것을 '민주당 2중대'다, 이렇게 생각할 필요 없다"며 "국민의 2중대가 되면 됐지, 우리는 민주당의 2중대, 한국당의 2중대가 아니다"라고 응수했다. 그는 "우리는 국민과 함께 정치를 하기 때문에, 국민이 지지를 하면 함께 지지해야 한다"며 "잘 하는 것은 잘 한다고 하고, 못 하는 것은 못 한다고 지적하면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제3당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날도 박 전 대표는 김상조·강경화 장관 후보자와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에 대해 "저 개인적으로는 이 세 분이 전부 다 청문회를 패스(통과)했으면 좋겠다"고 하기도 했다.

▲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왼쪽)와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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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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