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앞두고 사드 정치해법론 대두…靑 "빠른 얘기"

일각서 국회 비준동의 대신 표결 없는 국회논의 제시

다음 달 말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에 대한 정치적 해법론이 여권 내에서 나오고 있다.

정치적 해법론은 국회 비준동의를 대신하는 것으로 사드 배치에 대한 국회의 비준 동의 대신 '표결 없는 정치적 논의'를 진행하자는 것이 요지다.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는 2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사드 문제가 국회 비준동의을 받아야 하느냐는 아직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절차적 정당성 문제가 있다면 정치적 의미에서 국회의 동의, 이런 정도가 필요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같은 날 진행한 미국·중국·일본 특사단과의 간담회에서도 관련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국회논의를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다고 참석자들은 2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밝혔다.

한 참석자는 "이미 밝힌 대로 절차적 정당성 차원에서 사드 문제를 국회에서 논의한다는 원칙은 미국 측에도 설명했다"면서 "다만 비준 여부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전했다.

사드 문제와 관련해 일각에서 정치적 해법론이 나오는 것은 국회 비준동의 문제와 절차적 정당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현실적 고민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사드가 국회 비준동의 대상이 아니라는 의견도 적지 않은 데다 중국이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상황에서 국회비준 동의를 추진할 경우 향후 유사한 상황에서 나쁜 선례를 만들었다는 비판론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사드 배치가 북핵 대응 차원에서 진행됐고 사드 배치에 대한 찬성 여론이 높다는 점도 고려됐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전히 국내에서는 박근혜 정부가 일방적으로 사드 배치를 추진했다는 여론도 적지 않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치적 조치는 필요한 상태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일단 전략적 모호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때 사드 문제에 대해 "차기 정부에서 재검토하겠다"고 공약한 가운데 한미 정상회담 등을 앞두고 우리가 미리 입장을 정하는 게 국익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드 비준동의 표결 없는 정치적 논의' 방안에 대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국회 비준동의 여부도 전략적 방안 가운데 하나"라면서 "관련된 일련의 논의는 있을 수 있는데 그렇게 결론을 냈다고 하기에는 섣부른 것 같다. 지금은 빠른 얘기"라고 말했다.

이런 차원에서 청와대는 대내외적인 의견수렴 절차를 진행하면서 사드 문제를 공론화한 뒤 한미 정상회담 이후에 구체적인 사드 문제 처리 방침을 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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