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나온 유진룡 "박근혜는 다 알고 있었다" 작심 발언

법정서 작심 공격..."김기춘 취임 후 정부 비판 인물 지원 배제"

특별검사 : 장관 자리에서 면직됐죠. 무엇 때문에 면직된 것 같습니까?
유진룡 : 잘못했으니까 면직했겠죠.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물어보는 게 더 정확할 겁니다.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법정에서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유 전 장관은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황병헌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첫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 낙하산 인사부터 자신의 면직 문제까지 과거 장관 재임 시절 청와대와 겪었던 갈등 내용을 고스란히 증언했다.

유 전 장관은 지난 2013년 3월 박근혜 정부의 초대 문체부 장관으로 임명됐으나 2014년 7월 청와대로부터 면직 통보를 받았다.

자신의 면직 사유를 묻는 첫 질문에서부터 유 전 장관은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그는 "직접적인 것은 김기춘 피고(인)께서 다른 사람을 통해 전달했듯이 '괘씸죄'에 걸렸던 게 아닐까 한다"고 했다. 그는 결정적인 계기로 원로 연예인 쟈니윤 씨 낙하산 인사 문제를 두고 김 실장과 벌인 갈등을 들었다.

그는 "세월호 참사 이후 5월 19일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하고 나서, 관광공사 감사로 쟈니윤을 앉히라는 지시가 바로 있었다. 모철민(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게 이거 어떻게 된 거냐고 하니, 김기춘 통해 전달받은 것이라고 들었다"며 "난처해서 나와 친하게 지내던 청와대 수석들 몇 분하고 의논했는데, 다들 펄쩍 뛰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자니윤 씨는 결국 2014년 8월부터 2016년 6월까지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를 지냈다.

유 전 장관은 "이후 다른 청와대 수석에게 '다음 개각 때 나 빼줬으면 좋겠다'라는 의견을 전했다"라며 "나중에 들은 바로는 '자를 때까지 기다리지 감히 먼저 스스로 나가겠다고 그러느냐, 앞으로 힘들 것'이란 말이 나온 것으로 들었다"라고 전했다.

그는 임기 초반엔 큰 문제 없이 청와대와 업무 협의가 이뤄졌으나, 2013년 8월 김 전 실장이 청와대에 들어오면서 마찰이 시작됐다고 했다. 그는 "김 전 실장 취임 후부터 소위 보수 가치 확산 주장하며 정부 비판적 연예인에 대한 지원 배제를 증인에게 직접 지시하거나, 모철민을 통해 지시한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문제를 느낀 유 전 장관은 직원들에게 "모 수석의 지시를 따르지 말라"고 지시했고, 갈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전 실장은 취임 직후 영화 <변호인>을 만든 CJ엔터테인먼트에 규제를 요구했고, 수석 비서관회의에서는 시도 문화재단의 좌편향 인사들에 대한 시정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장관 자리에서 물러나기 직전 박 전 대통령 면전에서 이같은 문제들을 지적했으나 돌아온 것은 냉담한 반응이었다고 진술했다.

유 전 장관은 "(장관 자리에서 물러나기 전) 박 전 대통령에게 간언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 (면담을 통해) 그 동안 있었던 일을 조목조목 말했지만, 바뀔 가능성이 안 보이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고 했다.

그는 "자니윤 씨 등 각종 인사 문제, 블랙리스트 문제 등을 말하면서 박 전 대통령 눈을 계속 보고 반응을 봤다"며 "말씀드리는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박 전 대통령이 몰랐던 사실이구나라고 알아챘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말하는데 반응이 전혀 없어 박 전 대통령이 다 알고 있었구나, 김기춘 전 실장이 호가호위하는 것은 아니었겠구나, 김 전 실장이 이 자리에 있는 한 지금까지 이어 온 기조가 바뀔 가능성이 없구나라고 확신했다"며 "(박 전 대통령이) '우리가 모르는 거를 알고 계신 게 있을 겁니다'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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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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