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최태민이 근혜양 등에 업고 박정희 괴롭혀"

<전두환 회고록>에서 최태민 관련 내용 증언

전두환 전 대통령이 회고록을 통해 10.26 사건 이후 최순실 씨의 아버지 최태민 씨를 전방 군부대에 격리 조치했다고 밝혔다. 더 이상의 농단을 막기 위한 조치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연합뉴스>가 총 2000쪽 분량의 3권으로 출판 예정인 <전두환 회고록> 3권 '황야에 서다' 내용을 인용한 보도를 보면, 전 전 대통령은 "10·26 이후 박정희 대통령 시절 영애 근혜 양과 함께 구국봉사단, 새마음봉사단 등을 주도해왔던 최태민 씨를 상당 시간 전방 군부대에 격리시켜놓았다"고 밝혔다.

격리 조치 이유로 전 전 대통령은 최 씨에 관해 "그때까지 근혜 양을 등에 업고 많은 물의를 빚어낸 바 있고, 그로 인해 생전의 박정희 대통령을 괴롭혀 온 사실은 이미 관계기관에서 소상히 파악"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태민 씨가 더 이상 박정희 대통령 유족의 주변을 맴돌며 비행을 저지르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격리를 시켰다"고 덧붙였다.

전 전 대통령이 최 씨를 격리조치했다고 직접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최 씨의 군부대 격리조치 사실은 이미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여러 차례 확인됐다.

지난 2002년 박근혜 전 대통령은 <월간조선>과 인터뷰에서 '최태민 목사가 신군부에 구속돼서 강원도 인제로 쫓겨 갔을 때 전두환 대통령을 상대로 석방운동을 했느냐'는 질문에 아니라는 취지로 답하며 "그 양반(최태민)이 감옥에 간 게 아니고 무슨 군부대에 가 있었다"고 답한 바 있다.

전 전 대통령은 최태민 씨를 구속 처벌하지 않은 이유로 "최 씨 행적을 캐다 보면 박정희 대통령과 그 유족의 명예에 큰 손상을 입히게 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증언했다. '유족의 명예'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 씨 사이의 구체적 관계를 뜻하는지, 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비리와 관련된 내용인지 등을 파악하기란 어려워 보인다.

전 전 대통령은 "나의 이러한 조치가 근혜 양의 뜻에는 맞지 않았을지 모른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국봉사단 등의 활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해왔지만, 시대 상황에 비춰볼 때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연합뉴스>는 신군부가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사용한 자금 9억5000만 원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고, 박 전 대통령은 이 중 3억5000만 원을 신군부에 돌려줬다고 증언했다.

정황만으로 추정하면, 해당 자금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유추 가능한 대목이다.

<전두환 회고록>은 그가 신군부 쿠데타로 정권을 찬탈하기까지 과정을 그린 1권 '혼돈의 시대', 대통령 재임 중 일화를 정리한 2권 '청와대 시절', 군인 시절과 대통령 퇴임 후 일을 담은 3권 '황야에 서다' 등 세 권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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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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