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하는 자유한국당 '물귀신 작전' 노무현 때리기

10년 전 노무현 타령, 박근혜는 퇴물 피의자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 검찰 소환 조사를 하루 앞두고 뜬금없이 2008년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가 고인의 자살로 매듭지어지지 못한 점을 거론하며 문재인 전 대표의 책임을 추궁하고 나섰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조사를 보면서 지난 2008년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의 뇌물 수수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갑작스런 자살로 인해 모든 진상이 은폐된 사실과 노무현 정권 당시 대통령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을 지낸 문재인 전 대표의 책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말했다.

그는 이어 "당시 검찰이 발표한 노 전 대통령의 뇌물 수수 혐의액은 무려 640만 달러에 이르고 상당히 구체적 증거까지 드러났음에도 노 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자살로 인해 덮어버리고 진상이 밝혀지지 않았다"며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를 비롯해 아들, 딸 일가족 지금까지 어떤 처벌도 받지 않고 또 그 뇌물액은 국가에 환수된 적도 없다"고 공격했다.

정 원내대표는 "문 전 대표는 그런 사건이 일어났던 노 전 대통령 시절 두 차례나 민정수석을 지냈고 비서실장을 거치면서 대통령의 비리와 부패를 막을 가장 책임 있는 자리에 있었다"며 "그러나 문 전 대표는 그런 엄청난 부정부패를 전혀 막지 못했고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대해 비리와 부패를 방조한 게 아닌가 하는 지적까지 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표는 본인이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으로 모신 대통령이 결국 죽음으로 이르게 된 사태에 대해 어떤 정치적 책임도 지지 않았고 이젠 대통령이 되려 하고 있다"며 "문 전 대표 본인은 역사상 가장 깨끗한 세력인 것처럼 가장하면서도 또 연일 적폐청산을 주장하고 있다. 참으로 가당치 않은 일이고 최소한 문 전 대표는 그런 말을 할 자격조차 없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어 개헌론을 끄집어냈다. 그는 "자유한국당은 원래 계획대로 이번 주 중으로 국민의당, 바른정당과 힘을 합쳐 만든 3당 공동 개헌안을 발의하겠다"며 "이번 대선은 미래지향적 개헌을 통해 진정한 개혁을 하려는 개혁 세력과 권력 독점욕 때문에 개헌을 방해하고 저지하는 반개헌 수구세력 간의 대결"이라고 다시 한 번 문 전 대표를 공격했다.

정 원내대표의 발언은 '실패한 정권' 프레임에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전 대표를 를 끌어들여 박근혜 정부 심판론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회의에선 자유한국당 대선 경선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있는 극우 친박 세력에 대한 우려도 직설적으로 표출됐다.

김성은 비대위원은 지난주 한국당의 '후보자 비전대회'에서 김진태 의원을 지지하는 탄기국 회원들이 인명진 위원장 등에게 욕설을 쏟아냈던 일을 거론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끝까지 지키겠다는 외침에 절망한다"며 "더 이상 보수를 괴멸시키는 발언은 용납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머리에서 박 전 대통령을 지울 수는 없겠지만 박 전 대통령에게 매달리는 행위,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박 전 대통령을 이용하려는 행위는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이미 대선은 졌기 때문에 보수를 결집시키겠다는 명분으로 자유한국당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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