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이재명, 文에 맹공 "제왕적 대통령 우려"

안희정 '청년 복지 소홀', 이재명 '반기업 정서' 지적

19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토론에서는 이재명 성남시장에 이어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문재인 전 대표는 캠프 내 '보수 인사 영입'이 집중적으로 견제받자, "강물이 모여야 정권 교체라는 바다에 도달한다"고 해명했다.

이날 한국방송(KBS)이 주관한 다섯 번째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토론회에서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문재인 후보는 적폐 청산을 하자면서 적폐 세력은 문재인 후보 캠프에 최대로 많다"면서 "내가 하면 다 개혁적이라는 식의 문 후보 말씀을 이해할 수 없다"고 공격했다.

안희정 지사는 "문재인 후보는 대선 준비 과정부터 이미 당을 뛰어넘는 캠프 조직을 통해 정당의 결정을 뛰어넘는 힘을 갖고 있다"면서 "문재인 후보의 등장이 제왕적 대통령제의 등장과 똑같이 따라간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문재인 후보는 적폐 청산을 강조하는데, 문 후보야말로 정치적 유산이 많고 이해 관계자와 관계가 걸려서 적폐 청산이 쉽지 않다"면서 "챙겨야 할 사람이 많은데, 이명박 박근혜 정권처럼 자기 사람을 챙기고 나눠먹기 식을 반복하지 않겠나"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강물이 모여야 정권 교체라는 바다에 도달한다. 배제한다면 큰 강물이 되겠나"라며 "다들 과거의 삶이 달랐더라도 지금은 정권 교체라는 힘을 같이해 함께 세력을 모으는 것"이라고 답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문제가 된 분들은 다 사과하거나, 저도 부적절하다고 지적했고, 어떤 분들은 책임 지고 물러났다"면서 "저는 그 흠결들이 그분들의 전체 인격을 규정한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 사람들이 다 한 자리씩 한다는 것은 기우"라며 "지금 우리가 공직 후보를 추천하는 게 아니다. 정권 교체에 함께할 세력을 모으는 것이고 공직 후보는 청와대 내의 인사 시스템, 국회 인사 청문회를 거쳐서 된다. 전혀 염려할 필요가 없다. 역대 가장 깐깐한 인사 검증을 한 민정수석은 저"라고 말했다.

▲ 왼쪽부터 최성 고양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도지사. ⓒ문재인 캠프

안희정 "얘들아 미안, 너희에게 돈 더 못 쓰겠다"…이재명 "재벌 없애자는 건 아냐"

안희정 지사는 복지를 침몰하는 타이타닉호에 비교하며 '청년을 위한 구명보트 자리는 없다'고 말했다는 점을 방청객으로부터 지적받았다. 그러자 안 지사는 "제가 청년에 대해 무관심해 보였다면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말씀을 전해주고 싶다"면서 "청년에게는 구명 보트(복지)가 아닌 일자리라고 하는 풀장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안 지사는 "제가 복지를 타이타닉호에 비유하면서 '얘들아 미안해, 내가 너희들에게 돈을 더 못 쓰겠어'라고 말한 배경은 사회 복지 영역에서이고, 가장 적극적인 청년 정책은 기울어진 일자리 문제를 경제 개혁으로 풀어주는 것이다. 오해를 풀어달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학생을 위한 정책으로는 3.9조 원 장학금 예산을 높여 사립학교 다니는 학생에게 더 높은 장학금 급여를 하겠다"고 답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방청객으로부터 '반기업 정서, 대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받았다. 이재명 시장은 "재벌 대기업을 없애자는 게 아니다.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의 본질은 재벌 가문들이 대기업을 범죄 수단으로 동원해서 자신들의 사적 욕망을 채운 것인데, 그런 재벌 체제 내에 들어있는 황제 경영 요소를 제거하고, 재벌 대기업이 정상적 기업으로 거듭나게 해 주자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 밖에 네 후보는 '책임 총리제'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이었지만, 이원집정부제, 내각제 등 권력 구조 개편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문재인 전 대표는 "대통령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없애야지, 법을 바꿔야만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이 없어지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쟁기 탓 하지 말자. 제도 때문에 이 나라에 혼란이 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제도가 문제면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은 왜 제왕적이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안희정 지사는 "제왕적 대통령제 폐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당 정치가 작동해야 하고, 중앙 정부는 시도지사와 수평적으로 대화하는 자치 분권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성 고양 시장은 "단호하게 책임 총리제, 지방 분권제, 4년 중임제를 국민 앞에 발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재인 특전사 사진, 안희정 5.18 사진, 이재명 대학 입학 사진

각 후보가 자신의 인생 사진을 고르는 코너도 있었다.

먼저 문재인 전 대표는 자신이 특전사 공수 부대로 군 복무했던 사진을 들고 와서 "국가관, 안보관, 애국심이 이때 형성됐다"면서 "전두환 전 대롱령으로부터 표창도 받았다"고 홍보했다. 반면에 안희정 지사는 광주 5.18 민주화 운동 사진을 들고 와 "오늘의 제가 있게 한 한 장의 사진"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시장은 어머니와 함께 찍은 대학 입학 사진을 공개하며 "소년공으로 일하느라 중고등학교에 못 들어가, 대학 입학 때 그동안 못 입어 본 고등학교 교복을 입고 사진을 찍었다"고 설명했다. 최성 시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자신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외교 안보 전략을 담당했다는 점을 홍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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