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김종인과 결별하고 김광두 전격 영입

문재인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 영입으로 국민 통합"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도왔던 경제학자인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을 '더문캠'에 영입했다. 김광두 연구원장은 박근혜 정부의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 질서는 세우고)' 정책을 고안한 인물이다.

문재인 전 대표는 15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광두 연구원장과 '삼성 저격수'로 불리는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 2012년 대선에서 안철수 캠프에서 활동했던 김호기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세 사람은 문재인 캠프의 '새로운 대한민국 위원회'에서 각각 위원장, 경제 분과 부위원장, 사회 분과 부위원장으로 활동한다.

김광두 원장이 보수적인 경제학자라면, 김상조 소장은 진보적인 경제학자로, 김호기 교수는 개혁적인 학자로 분류된다. 세 사람은 2016년 하반기부터 문재인 전 대표의 '경제, 사회 교사' 역할을 했다고 한다. 문재인 전 대표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비전은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가 뜻을 모아 만들어야 한다"면서 "오늘 세 분을 함께 영입한 것은 보수와 진보의 차이를 넘어 원칙 있는 국민 통합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실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인재 영입 기자회견을 했다. 왼쪽부터 김호기 연세대학교 교수,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 문재인 전 대표. ⓒ연합뉴스

서강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출신인 김광두 원장은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핵심 경제 공약인 '줄푸세' 정책을 고안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 민주화' 정책을 담당했던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대표와는 대립한 바 있다. 김광두 원장은 2016년 언론 인터뷰에서 김종인 전 대표의 트레이드 마크인 헌법의 '경제 민주화' 조항(119조2항)에 대해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시장 흐름에 맞춰 시장과 정부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방향으로 경제 민주화 조항을 바꿔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김광두 원장은 이날 김종인 전 대표의 경제 민주화 정책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을 받고 "4차 산업 혁명의 핵심은 속도와 융합이다. 경제 민주화도 경제 여건과 시대 상황에 따라 진화해야 한다. 경제 민주화도 하나의 고정적인 고체가 아니고 유동적으로 변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기업의 순환 출자 금지로 기업 간 인수합병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광폭 융합을 속도 있게 이뤄야 하는 4차 산업혁명의 특성상 부작용이 크다"면서 대기업 순환 출자 금지 대신 의결권 제한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김광두 원장은 지난 1월 언론 인터뷰에서도 "차기 지도자는 무엇보다 역대 정부가 모두 실패했던 규제 혁파를 꼭 이뤄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규제 자체를 바꿔야 한다. 현재는 '이거, 이거는 하지 마라'는 포지티브 규제를 하고 있는데 이를 '이거, 이거 빼고는 다 해도 된다'는 네거티브 규제로 바꾸는 것만 이뤄도 성공한 지도자로 칭송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광두 원장은 실제로 문재인 전 대표의 '4차 산업 혁명'과 관련한 규제 완화 공약에도 기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2월 1일 '4차 산업혁명' 관련 공약을 발표하면서 "규제가 신산업 성장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최소 규제, 자율 규제의 원칙을 적용하겠다"면서 "신산업 분야는 금지된 것을 빼고 다 할 수 있는 네거티브 규제 방식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문재인 전 대표는 '순환 출자 금지'에 반대하는 김광두 원장의 생각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우리가 모든 점에서 생각이 다 같을 수는 없다. 세부적으로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크게는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경제 민주화와 관련해 문 전 대표는 "경제 민주화는 지금도 대단히 중요한 과제"라며 "재벌 개혁이라든지 이런 것이 다 경제 민주화 과제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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