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극우' 한국당 "인명진 저 XX도 빨갱이야"

탄기국 회원들 태극기·성조기 흔들며 "대통령 김진태" 열광

대선 예비 후보자로 9명이 나선 자유한국당이 1차 예비 경선 탈락자를 결정하기 위해 17일 연 '후보자 비전 대회'에서 김진태 후보를 지지하는 탄기국(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이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를 겨냥한 고성과 욕설을 쏟아냈다.

탄기국 회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인 비대위원장 연설 중에는 "야 이 XX 놈아 내려와" "사람 살려내 이 새끼야" 등 원색적인 욕설을 내뱉다가 김진태 후보가 연설을 시작하자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박수를 치고 열화와 같은 성원을 보냈다. 일부 여성 지지자들은 김 후보를 보겠다며 참석자 사이를 비집고 앞으로 나아가기도 했다.

이들은 김 후보의 연설이 끝났을 때는 아직 다른 후보들의 연설이 여럿 남아있음에도 행사장을 우르르 빠져나가며 소란을 키웠다. "대회가 유튜브로 전국에 생중계되고 있다. 성숙된 당원의 모습을 보여달라"는 사회자의 자제 요청에도 다른 후보의 연설 중에도 '대통령 김진태!' 연호는 계속됐다.

자유한국당 19대 대통령선거 후보자비전대회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 별관 2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행사장 주변은 예정 시작 시간보다 일찍부터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탄기국 회원들로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앞서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은 국민저항본부 카페에 "김진태 후보 합동 연설회, 많은 참여 바랍니다"라는 글을 올리며 자유한국당의 비전대회 행사 시각과 장소를 안내했다. 선글라스를 끼고 태극기를 들고 있었던 한 여성 참가자(64)는 "카페에서 글을 보고 경기도 광주에서 참석했다"고 했다.

김 후보를 지지하는 이들에게 인명진 비대위원장은 그야말로 척결 대상이었다. 행사가 시작된 후 사회를 맡은 김명연 당 수석대변인이 인 비대위원장을 소개하자 김 후보자 지지자들이 모여있던 행사장 좌측을 중심으로 야유와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특히 인 비대위원장이 "나라 안팎의 위기를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서 누가 위기 극복을 주도하느냐에 따라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달라질 것"이라고 하자 한 중년 남성은 "야이 XX놈아 너부터 내려와"라고 소리를 질렀다.

욕설과 고성은 곳곳에서 이어지며 참가자들과 행사 진행 요원들의 마찰로 이어졌다. 인 비대위원장의 발언은 잘 들리지도 않을 정도로 야유가 이어졌고 한 여성 참가자는 "사람 살려내 이 새끼야"라고 비명을 질렀다. 헌법재판소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 결정 후 벌어진 탄핵 반대 집회에서 3명의 참가자가 숨진 것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인 비대위원장과 다른 후보들을 향해 '빨갱이'라고 비난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한 손엔 성조기를, 한 손엔 태극기를 들고 있었던 한 여성은 침착하라는 다른 젊은 참석자의 자제 요청에 "네가 몰라서 그러는데 인명진 저 XX랑 쟤네들(다른 후보자들)도 빨갱이야. 여기도 빨갱이들이 다 먹었다고"라고 반말로 다그쳤다.

김진태 후보 지지자들의 '인명진 거부 반응'은 말그대로 대단했다. 행사 중간 자유한국당을 선전하는 동영상이 틀어졌고 그 가운데 인 위원장의 모습이 나오자 탄기국은 거의 자동적으로 뒤집어졌다.

영상 속 음성은 아예 들리지도 않을 정도로 야유 소리가 행사장을 가득 매웠고 다른 후보의 지지자 중 일부는 양쪽 귀를 손으로 막거나 당황한 표정으로 김 후보 지지자 쪽을 쳐다보는 모습도 보였다. 어떤 연유에서인지 행사장 곳곳에서는 참석자들 간 말싸움과 호전적인 행동도 드물지 않게 이어졌다.

김진태 "정권 빼앗기면 태극기에 노란 리본 걸린다"

야유 소리는 김 후보가 등장하자 환호로 바뀌었다. 조경태 원유철 신용한 후보를 뒤 이어 김진태 후보가 무대에 올라서자 참석자 중 절반이 넘는 인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열광했다. 제 자리에서 양손을 꼭 쥐고 펄쩍펄쩍 뛰며 김 후보를 반기는 이들도 있었다.

9명의 후보가 연설을 했지만 김 후보의 연설이 단연 돋보였다. 김 후보는 "이번에 또 정권을 빼앗기면 우리가 태극기를 흔들고 관공서에 태극기가 걸리기는커녕 태극기에 국적 불명예 노란 리본이 걸릴 수 있는데 이래서야 되겠느냐"고 외쳤다. 장내는 '대통령 김진태' 함성으로 가득찼다.

김 후보는 구 새누리당을 탈당한 김무성·유승민 의원을 조준한 비난 발언을 꺼내놓기도 했다. 그는 "1년 전 (총선에서) 우리는 180석을 넘보고 있었다. 그런데 당 대표가 도대체 어떻게 당을 이끌었기에 그렇게 참패해야 한단 말입니까"라며 "그래서 리더를 잘 뽑아야 한다"고 했다.

또 김 후보는 "제가 처음 국회의원이 됐던 19대 국회 때는 박근혜 대통령이 아니고 이명박 대통령이었다"며 그때에도 "야당 공세에 맞서 4대강과 자원외교를 위해 열심히 싸웠다. 여당 대통령이라면 대통령이 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지 틈만 나면 꼬투리를 잡고 배신하고도 여당 의원인가"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을 비판하며 각을 세웠거나 결국은 탄핵에 찬성하고 구 새누리당을 탈당한 유승민 의원 등 바른정당 의원들을 겨냥한 발언이다.

김 후보는 "이런 식으로 하다가 저 좌파들에게 또 정권을 내주면 오늘처럼 애국가를 불러보지도 못 하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를 수 있다"며 저한테 친박이라고 하는데 "그 주홍글씨 안고 가겠다. 대통령을 지키겠다.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고 했는데 맞지 않습니까"라고 말했다.

김 후보의 지지자들은 그의 연설 내내 '대통령 김진태' '좌파는 안 된다' 등을 외치며 누구라도 놀랄 만한 열광적 반응을 김 후보에게 보냈다. 다른 후보들의 연설과 지지 함성은 초라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김 후보 지지자들은 김 후보의 연설이 끝난 후에도 김진태 이름 석 자를 수십번 연호했다.

반대로 홍준표 후보가 "대선을 치르는 것이 중요하다. 박근혜를 잊자는 건 그런 의미"라는 취지로 발언을 할 때에는 행사장에 남은 탄기국 회원 일부가 다시금 야유를 보냈다. 이날 대회에서는 김 후보와 홍 후보 말고도 이인제 안상수 김관용 김진 신용한 원유철 조경태 예비 후보가 연설을 했다. 18일 책임당원 70%, 일반국민 30% 비율로 여론조사를 시행한 후 3명의 예비 후보가 경선에서 탈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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