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2026년이면 초고령 사회(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 20% 이상인 사회)에 진입하리라는 전망이 나왔다.
서울은 2005년 고령화 사회(노인 인구 비율 7% 이상인 사회)에 들어섰으며, 현 인구 추세로는 2019년 고령 사회(노인 인구 비율 14% 이상인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서울연구원이 낸 '2016 한 눈에 보는 서울' 자료를 보면, 2015년 현재 서울의 고령 인구 비율은 12.3%였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2016년 현재 한국의 노인(고령) 인구 비율은 13.5%다. 서울이 상대적으로 전국 평균 보다는 젊은 편이다. (☞ 관련 기사 : 노인 인구 > 아동 인구... 고령사회 진입 눈앞)
빠른 속도로 늙어갈 서울
구별로 보면, 강북구(15.7%)와 종로구(15.2), 중구(15.1%)의 고령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편이었다. 반면 송파구(10.2%)와 양천구(10.3), 강남구(10.4)는 상대적으로 젊은 도시였다.
1970년만 해도 고령 인구 비율이 1.7%에 불과했던 서울이 2026년에는 초고령 사회가 되는 까닭은 혼인 건수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2015년 서울의 평균 가구원수는 2.39명으로, 2005년 2.63명보다 0.24명 감소했다. 결혼하지 않는 이가 늘면서 1인 가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통계청 인구동향조사에 따르면, 2015년 한 해 서울에서 결혼한 남녀는 6만4193쌍으로 1990년의 10만3843쌍에 비해 38.1% 급감했다. 이 기간 서울 남성의 평균 초혼 연령은 28.26세에서 32.95세로, 여성은 25.54세에서 30.80세로 각각 증가했다.
서울연구원은 "젊은 세대 사이에서 결혼 기피 및 만혼 경향이 높아졌다"고 해당 이유를 분석했다.
이처럼 결혼하지 않는 이가 늘어남에 따라 서울의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 수)은 1993년 1.558명에서 2015년 1.001명으로 떨어졌다.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낮았다.
세종특별자치시(1.893명), 전라남도(1.549), 울산광역시(1.486) 등은 합계출산율이 높은 도시였다.
다만, 현 한국 경제 구조상 지역에서 태어나는 신생아가 인구 대비 서울보다 많다손 치더라도, 이들이 성년이 되면 서울로 집중되는 현상이 일어나므로 인구 구조상 서울은 상대적으로 젊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서울의 보통가구주는 전문대를 졸업한 평균연령 48.9세의 남성이었다.
2035년에 집 10채 중 6채에 아이 없다
서울이 급격히 늙어가고 있지만, 전국 평균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젊은 편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전국 평균 가구원 수는 2.53명(서울 2.63명)이었으며 가구주 중위 연령은 50.8세였다. 2015년은 가구주 중위연령이 처음으로 50세를 넘어선 해다. 전국적으로 노인 1인 가구 비중이 늘어나는 반면, 상대적으로 서울에는 청년층 1인 가구가 많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보면, 2015년 현재 전국에서 1인 가구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강원도(31.2%)였다. 전라남도(30.4%)와 경상북도(30.4%) 역시 1인 가구 비율이 높았다. 서울 역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으나, 이들 지역에 비하면 노인 인구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다.
전라남도의 노인 인구 비율은 20.5%로 이미 초고령 사회다. 전국에서 가장 늙은 곳이다. 강원도 노인 인구 비율도 2015년 17.2%로 전국에서 네 번째로 높다. 경상북도는 17.7%다.
반면 서울에서는 젊은이가 밀집한 지역과 노인이 많은 지역이 고루 1인 가구 비중이 높은 특성을 보였다.
구별로 보면, 1인 가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도시는 관악구(1인 가구 비율 43.9%), 중구(37.4%), 종로구(37.0%) 등이었다. 관악구에 1인 가구가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는 고시준비생이 밀집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공무원시험 학원이 밀집한 대표적 고시타운인 노량진이 위치한 동작구의 1인 가구 비율은 33.5%였다.
반면 중구와 종로구의 1인 가구 비중이 큰 이유는 상대적으로 고령 인구가 많이 거주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구와 종로구 고령 인구 비율은 각각 15.1%, 15.2%로 강북구(15.7%)와 함께 서울에서 가장 높은 편이다.
1980년 전체 가구 대비 4.5%에 불과했던 서울의 1인 가구 비율은 2015년 29.5%로 급증했다. 3가구 중 1가구가 1인 가구다. 같은 기간 전국의 1인 가구 비율 역시 4.8%에서 27.2%로 증가했다.
통계청 장래 가구 추계에 따르면, 서울의 소형 가구(1, 2인 가구) 비중은 2035년이면 전체 가구의 63.2%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표준 가구 수로 인식되는 3~4인 가구가 더 분화해 자녀가 없는 나 홀로 족이나 부부 가구가 한국의 표준이 된다는 뜻이다.
서울 청년 10명 중 6명은 캥거루
1인 가구화 심화와 더불어 이번 조사에서 두드러진 통계는 캥거루족의 급증이다.
전체 서울 인구의 20.1%에 달하는 청년층(25~34세) 중 68.2%가 미혼이었다. 미혼 청년층의 55.9%는 3인 이상의 가족과 함께 거주했다. 1~2인 가구 형태를 이룬 청년층 비율은 44.2%였다.
서울 청년 100명 중 55명이 결혼 하지 않고 부모에게 의존하는 캥거루족인 셈이다.
이번 조사에서 서울연구원은 캥거루족 청년층의 생활 습관도 짚었다. 2015년 서울서베이 조사 결과, 청년층 응답자의 27.0%가 지난 1년 동안 아무런 모임 또는 단체 활동에 참여하지 않았다. 청년 10명 중 3명가량이 아무런 사회 활동이나 관계를 맺지 않고 고립된 생활을 한 셈이다.
자원봉사와 같은 공적 사회 활동에도 소극적이었다. 서울 청년층의 자원봉사 참여율은 2013년 17%에서 2015년 10.4%로 줄어들었다.
서울 청년층이 가장 많이 참여한 단체 활동은 전체 응답자의 53.7%(중복 응답)를 차지한 동창 모임이었다. 그 뒤로 친목회가 27.1%를 차지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활동한다는 응답자 비율은 19.1%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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