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혼술족·혼밥족'…산아제한 철폐가 대안?

[원광대 '한중관계 브리핑'] 인구 문제, 정확한 진단으로 신속한 대책 세워야

우리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고 배워 왔다. 사람은 혼자가 아닌 다른 이들과 어울리며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라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1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혼자 즐기는 '혼족' 문화가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면서 이 명제가 흔들리고 있다.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서 함께 품격 있는 삶이 아닌 나 혼자만의 품격 있는 삶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물론 함께하는 것이 힘들다면 나 혼자만이라도 품격 있는 삶을 살겠다는 이들을 그 누구도 비난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선택이 장기적으로 국가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적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한국의 1인 가구 현황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전수 집계결과'에 따르면 2015년 11월 1일 기준 한국의 총 가구수는 1956만으로, 2010년과 비교하여 160만 가구가 증가했다. 눈여겨볼 만한 점은 총 가구수 중 1인 가구가 520만(27.2%)으로 1위를 차지, 그동안 1위를 지켜왔던 2인 가구가 499만(26.1%)으로 2위로 밀려났다는 것이다. 이로써 1인 가구가 한국에서 가장 주된 가구 유형이 되었다.

1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혼술(혼자 마시는 술), 혼밥(혼자 먹는 밥), 혼영(혼자 보는 영화) 등이 유행하면서 1인 가구를 겨냥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대내외적인 요인으로 경제 불황이 지속되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가운데 유일하게 1인 가구 시장만이 소비지출이 늘어나고 있어 한국 경제의 한줄기 빛이 되고 있다.

이들을 위주로 한 경제적 용어인 1코노미(1인과 경제를 뜻하는 economy를 결합한 신조어), 싱글 경제(single economy), 솔로 경제(solo economy) 등이 쏟아져 나오는 만큼 향후 이들 소비를 겨냥한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다.

▲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 혼자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김동완 씨 ⓒMBC

중국은 어떨까?

1인 가구의 증가는 우리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이다. 중국 역시 1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인구 대국인만큼 스케일도 남다르다. 중국 국가민정국(国家民政局)에 따르면 중국의 싱글 인구수는 2013년 기준 2억 명에 달하며 이 중 5800만 명이 1인 가구라고 한다.

한국의 전체 인구수보다 많은 사람이 1인 가구로 살아가고 있는데, 1990년 6%였던 1인 가구의 비중이 2013년 14.6%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 추세라면 중국의 1인 가구는 점점 더 많아질 것이다. 또 이들을 겨냥한 시장도 커질 수밖에 없다. 중국에서도 '딴션징지(单身经济)', '이런징지(一人经济)' 등 1인 가구를 위주로 한 경제적 용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사실 혼술, 혼밥, 혼영 등을 즐긴다고 해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명제가 흔들리는 것은 아니다. 국가의 한 자녀 정책과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맞벌이를 해야 하는 가족들은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지역을 찾아 뿔뿔이 흩어져 지냈다.

그러다 보니 혼자 하는 것이 익숙해졌지만 1인 가구가 많아지지는 않았다. 일례로 가족이 아닌 사람들끼리 집을 나눠 쓰는 이른바 '하우스 쉐어'가 한국에서는 최근에 유행하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일찍이 자리 잡았다. 이를 중국어로 '허쭈(合租)'라고 한다.

혼자 먹느니 차라리 굶고 말겠다는 우리에게 중국인의 '혼밥'은 매우 낯설었지만 그들에게는 매우 흔한 광경이자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혼자 밥을 먹으러 왔지만 모르는 사람과 인사하고, 한 테이블에 앉아서 함께 식사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데 이랬던 중국에서 이제는 1인 아파트, 1인용 테이블이 있는 음식점 등이 큰 환영을 받고 있다. 이는 과거 고개인사나 합석을 통해 소통을 가졌던 그들이 사람과의 단절을 선택했음을 보여 주는 것으로, 지금의 중국 사회가 어떠한지를 시사하고 있다.

진지한 진단이 필요하다

1인 가구의 증가는 인구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국가 입장에서 그리 좋은 현상은 아니다. 더욱이 한국은 출산율마저도 저조한 국가로, 이 상황이 지속되다 보면 미래에는 국가 존망의 위기 사태에 처하게 될 수도 있다.

1인 가구의 증가를 막기 위해,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한중 정부 모두 고심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을 보면 이 사회에 대한 진지한 진단이 없이 과연 올바른 해결책이 나올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만 든다.

몇 년 전 한국 정부는 '싱글세' 과세를 언급하여 대중의 공분을 산바가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만혼, 비혼 개선 노력 강화 차원에서 결혼을 촉진하기 위해 최대 100만 원까지 공제가 가능한 혼인 세액 공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과연 누가 100만 원의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 결혼을 선택할지는 의문이다.

중국 정부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35년여 동안 실시해오던 산아제한정책을 철폐하였다. 그러나 아이의 노예라는 '하이누(孩奴)'라는 용어가 나올 정도로 한 아이를 키우는데 많은 돈이 들어가 둘째 낳기를 꺼려하는 상황이라, 이것이 해결책이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대안은?

스웨덴은 가족 중심 정책을 펼치면서 여성 육아휴직은 물론 남성 육아휴직 정책을 강화하며 부모가 함께 아이를 키워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였다. 그 결과 스웨덴의 출산율은 1.9명으로 선진국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2010년 기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전체 가구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47%로 스웨덴이 가장 높다. 1인 가구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이상 정부가 막을 수는 없다. 결국 정부의 절대적인 노력이 필요한 부분은 출산율 증가이다.

한중 양국 모두 스웨덴과 같이 가족 중심의 정책으로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고심해야 한다. 스웨덴의 경우 가족 중심 정책이 자리 잡기까지 한 세대의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양국 모두 빠른 시일 내에 정확한 진단과 올바른 처방을 내려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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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

'중국문제특성화' 대학을 지향하면서 2013년 3월 설립된 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은 중국의 부상에 따른 국내외 정세 변화에 대처하고, 바람직한 한중관계와 양국의 공동발전을 위한 실질적 방안의 연구를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산하에 한중법률, 한중역사문화, 한중정치외교, 한중통상산업 분야의 전문연구소를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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