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이면합의' 논란 재점화…日은 '통화 스와프' 보복

일본 정부, 대사 귀국 조치 등 전방위 '보복'

지난 2015년 12.28 '한일 위안부 합의'의 덫에 박근혜 정부가 걸려들었다. 민간 차원에서 부산 일본 영사관 앞에 설치된 위안부 피해자 관련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일본 정부가 압박하며 사실상 '보복 조치'에 돌입했다.

이 때문에 그간 박근혜 대통령이 "소녀상과 관련해서는 이면 합의는 없었다"(2016년 9월 12일 발언) 주장해왔던 것과 달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이면합의'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다시 고개를 들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지난 9월 7일 라오스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박 대통령에게 소녀상 철거를 요구했었고, 당시 청와대는 아베 총리의 이러한 요구를 빼고 브리핑을 해 논란을 일으켰었다. 당시 박 대통령이 어떻게 대응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는데, 확실한 것은 'NO'라는 표현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지통신>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6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 시민단체가 부산영사관 앞에 소녀상을 설치한 것은 한일관계에 바람직하지 않다"며 소녀상 철거를 요구했다.

이와 함께 일본은 현재 진행 중인 한일 통화스와프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우리 정부에 통보했고, 한일 고위급 경제협의 역시 연기하겠다고 밝히는 등 노골적인 행위를 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와 함께 소녀상 설치 항의 차원에서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와 모리모토 야스히로(森本康敬) 부산총영사를 일시 귀국시키기로 결정했다. 부산의 일본 영사관 직원의 부산시 관련 행사 참석도 중단시킬 것으로 보인다.

스가 장관은 "한국 정부에 소녀상 문제에 대해 적절한 대응을 하도록 강하게 요구했지만 현시점에서 사태가 개선되지 않았다"며 이번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스가 장관은 "이웃 국가인데다가 중요한 나라인 한국에 조치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데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켜 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주도한 한일 위안부 협상에서 한국 정부가 소녀상 철거를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것으로, 정부가 소녀상 철거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스가 장관은 "2015년 한일 합의에서 위안부 문제는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됐다고 확인했다"며 "'영사관계에 관한 빈 협약'에 규정한 영사기관의 위엄을 침해하는 소녀상 설치는 매우 유감"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한국시간으로 이날 새벽 스기야마 신스케(杉山晋輔) 외무성 사무차관은 미국 워싱턴에서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을 만나 "(부산 소녀상은) 도저히 허용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기사 : 굴욕 정부, 日 '부산 소녀상 철거 요구'에 "착실히 이행")

2015년 합의 당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가 주한 일본 대사관 앞의 소녀상에 대해 공관의 안녕과 위엄의 유지라는 관점에서 우려되고 있는 점을 인지하고, 한국 정부로서도 가능한 대응 방향에 대해 관련 단체와의 협의 등을 통해 적절히 해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었다.

외교부는 이와 관련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일본 정부가 주부산일본총영사관 앞 소녀상과 관련하여 각의에서 결정한 조치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정부는 (한일) 양국 간 어려운 문제가 있더라도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한일관계를 지속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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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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