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정진석 원내대표 자진 사임으로 오는 16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친박계에서는 4선의 정우택 의원(충북 청주 상당)이, 비박계에서는 마찬가지로 4선의 나경원 의원(서울 동작을)이 출사표를 던졌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안 의결과 정치권 안팎에서 쏟아지는 친박 2선 후퇴 요구에도, 친박계가 이번 원내 지도부 선출 선거에서도 결국 후보를 냄으로써 계파 대결 구도는 피할 수 없게 됐다. 이틀 뒤 의원 총회에서 진행되는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새누리당 분당 흐름이 거세질 수 있다.
이정현 대표가 21일 사퇴한 후의 비대위원장 선출 과정, 또 20일 윤리위원회의 박 대통령 징계 수위 결정을 앞두고 치러지는 양 계파의 사활이 걸린 '1차전'이 치러지는 셈이다.
어느 쪽이 원내 지도부를 장악하느냐에 따라 여야 관계도 달라진다. 야당은 '친박 지도부와의 협상은 없다'고 여러 차례 못 박았다.
새누리당 비주류 모임인 비상시국회의는 14일 나경원·김세연 후보조 출마로 의견을 모으고 모임 해체를 선언했다.
나 의원은 원내대표 후보, 3선의 김 의원(부산 금정)은 정책위의장 후보가 됐다.
나 의원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이 엄중한 시기에 국민 마음을 읽고 가까이 갈 수 있는 당의 변화를 어떻게 이끌어 낼 것이냐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때"라며 출마를 선언했다.
나 의원은 또 새누리당이 "국민에게 가까이 가기 위해서는 친박 후보가 나와서는 안 될 때라고 생각한다"면서 "친박 측에서 후보를 낸다는 것 자체가 중도 성향 의원들이 납득할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 또한 기자들을 만나 "당이 화합을 하려면 친박 지도부가 완전히 내려놓는 모습을 보이는 게 필요하다"면서 "비대위원장 선출까지 보고 나면 아마 많은 분들이 탈당을 하든 당에 남든 결심을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정우택 후보는 이날 오후 이현재(재선·경기 하남) 정책위의장 후보와 함께 국회 기자회견장을 찾아 공식 출마 선언을 했다.
정 후보는 자신을 '중도 화합형 원내대표'라고 부르며 "제가 원내대표가 되면 계파 색채가 강한 분들을 찾아다니며 화합을 요청하고 친박 해체를 공식 선언한 후 친박 모임은 절대 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당내 중도 성향 의원들의 표를 결집시키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정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있을 때는 친박 비박이 있었지만, 이젠 박 대통령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데 아직도 친박 비박 이러는 건 맞지 않다고 본다"며 "원내대표가 되면 (친박 모임인 혁신과 화합 연합 등의) 모임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정 의원은 당내 친박계가 내주 열릴 수도 있는 전국위원회에서 친박 비대위원장을 선출하려는 행보를 보이는 데 대해서는 "제가 말할 입장이 아니다"라면서 특별한 언급을 내놓지 않으려 했다.
그는 "이번에는 친박이 너무 앞에 나서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도 "최고위원회에서 어떤 인물을 비대위원장으로 추천할지에 대해 알고 있지 못하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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