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모 등 "촛불 200만? 4800만은 집에 있다"

[현장] 보수단체 회원 1500명 "하야 반대"…경찰과 한때 몸싸움 벌어지기도

'박근혜 대통령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박사모)' 등 보수 단체가 26일 서울역 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하야 반대 집회'를 열었다.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 운동' 소속 회원 1500여 명(주최측 추산)은 이날 오후 2시께 서울역 광장에서 "하야 반대", "탄핵 반대", "종북 좌파, 북한으로 가라", "빨갱이 문재인을 구속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난동 세력 진압하라', '강제 하야 절대 반대' 등의 손팻말도 들었다. "박근혜 대통령 하야하면 공산국가가 된다"고 적힌 현수막도 걸렸다.

보수 단체 집회에 일부 시민이 항의하면서 경찰과 보수 단체 회원 간 몸싸움도 벌어졌다. 경찰이 서울역 아래로 내려가는 길을 막아서자, 보수 단체 회원들은 "경찰도 한통속"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경찰과 몸싸움을 한 한 참가자는 "우리는 정당하게 집회 신고를 냈는데, 경찰이 길을 막고 있다"고 토로했다. 다만, 몸싸움 이상의 마찰은 더는 벌어지지 않았다.

▲ 26일 서울역 광장에서 보수 단체 회원들이 건 현수막. ⓒ프레시안(김윤나영)

집회 참석자들은 "국가를 보위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집권을 유지하기 위해 집회에 나왔다"고 입을 모았다. 하원봉(70) 씨는 "우리 대통령은 정직하다. 사상도 건전하고 국가관, 애국관도 투철한 사람"이라며 "잘못이 있다면, 최순실을 잘못 만나서 문제"라고 말했다.

박모(76) 씨는 "김대중, 노무현 때도 우리는 하야를 요구한 적 없다. 법대로 안 되면 다음에 어느 대통령이라도 임기를 마치기 어렵다"며 "국가 원수의 딸이면 신변보호 때문에 특정 애들(최순실 씨 등)하고 놀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초등학생이 박근혜 대통령 하야하라는데, 부모는 뭐하는지 지극히 염려스럽다"며 "그 아이들이 나중에 커서 부모에게 물러나라고 할 수도 있다"고 염려했다.

김영석(65) 씨는 "최순실이 나쁘지 박근혜 대통령이 나쁜 게 아니다"라며 "그렇게 흑백논리로 따지면 대한민국의 3분의 1은 다 때려죽일 놈이다"라고 말했다. 김 씨는 "박근혜 대통령만 나쁜 게 아니라, 선동하는 국회의원들이 더 나쁜 놈"이라며 "국가 창피하다고 하면서 선동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건재하다"고 말했다.

태현조(69) 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잘못했지만, 5년 중에 4년을 했으니 내년도 그럭저럭하면 1년이 간다. 임기를 마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새누리당도 박근혜 대통령의 공천을 받은 사람들이 그러면 안 된다"고 비난했다. 그는 "특검에서 범죄 혐의가 드러나도 헌법재판소를 거쳐야 되는데, (탄핵을 하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헌법재판관이 7명밖에 안 남아서 탄핵이 안 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태현조 씨는 "150만, 200만 국민이 촛불 집회에 왔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국민의 다가 아니다"라며 "나머지 4800만 국민은 집에 있다"고 강조했다. 태 씨는 "김대중이 북한에 돈 갖다주니 핵이 됐지 않느냐"며 "지난 역사 10년간 좌파들이 해먹은 것을 보도해야 한다"고 기자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태극기를 흔들며 구호를 외치는 보수 단체 회원의 집회 모습을 지나가는 시민들이 사진으로 담아가기도 했다. 한 중년의 시민은 경찰에게 "끌어내야 하는데 저거. 경찰이 그렇게 힘이 없느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프레시안(김윤나영)
ⓒ프레시안(김윤나영)
ⓒ프레시안(김윤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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