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돈도 실력' 발언, 학생들 분노하다"

대학가, 시국선언 이어 동맹휴학…"펜을 놓는 저항"

"2008년 촛불시위, 2011년 반값등록금, 그리고 2016년의 우리들. 지금 여기 많은 대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낸 건 희대의 국정농단 사태뿐만 아니라 바로 정유라 씨의 한마디였다. '돈도 실력이야. 너네 부모를 원망해.'" (김영길 인권네트워크 사람들 집행위원장)

대학생들이 급기야 교문 밖으로 나왔다. 서강대‧성공회대‧성균관대‧한양대 학생 150여 명이 10일 "교수님의 소중한 수업을 잠시 반납하겠다"며 동맹휴학을 선언하고 거리로 나섰다.

동맹휴학은 지난 3일 대학생 인권단체인 '인권네트워크 사람들'에서 처음 제안했다. '사람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학가 시국선언과 전국 대학생 시국대회의 기세를 이어 대학별 동맹휴학을 통해 우리의 연대를 보여주자"고 밝힌 바 있다.

ⓒ인권네트워크 사람들

이후 각 대학에서는 "잠시 펜을 놓고 거리로 나서는 것은 학생의 신분인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저항이며 가장 의미 있는 움직임일 것" 등 동맹휴학에 찬성하는 대자보가 붙었고, 이날 네 군데 대학 학생들이 학내 문화제, 거리 행진 등을 벌였다.

이날 동맹휴학 참가 학생들은 옷, 손피켓 등에 흰색 띠를 부착한 채 행진했다. "흰색은 평등을 상징하는 색으로, '시민들이 직접 만들어가는 평등한 사회'라는 취지를 설명하고자 했다. '대학생이 나서서'가 아니라 '자유로운 시민으로서 함께' 거리에 나서겠다"는 게 '사람들'의 설명이다.

▲동맹휴학을 선언하고 거리행진하는 대학생들. ⓒ인권네트워크 사람들

오후 1시부터 각 학교 인근에서 거리 선전전을 펼치던 학생들은 오후 6시, 매일 촛불 집회가 열리는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 빌딩 앞에서 모여 '하야하라 대학생 성토대회'를 개최했다.

대회 진행을 맡은 김영길 인권네트워크 사람들 집행위원장은 "오늘 동맹휴학에 참여한 학생 수는 전국의 220만 명 대학생 총 수에 비하면 적지만, 소수가 변화를 이끄는 경우가 많다"며 "민주주의는 느린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더 이르게 논의될수록 민주주의는 더 단단해지고 많은 것들을 이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140여 개 대학에서 시국선언이 선포됐는데, 선언이 교문 밖을 나설 수 있도록 하자"고 했다.

다음으로 각 대학 내 동맹휴학 최초 제안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한양대 제안자 김지수 씨는 "많은 사람이 박근혜 정권에 분노하는 이유는 우리가 믿었던 지도자가 다른 사람에게 권력을 맡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의 사건 사고 때문에 분노가 쌓여서 폭발한 것"이라며 "박근혜 최순실 뒤에 숨어서 이득을 본 사람들 그런 사람들에게 칼날이 돌아가지 않는 이상 똑같은 사회로 흘러갈 것"이라고 했다.

성균관대 제안자 신민주 씨도 "우리가 나갈 방향은 박근혜 퇴진 이게 끝이 아니"라며 "거리에서 더 많은 시민과 학생과 각계각층에 존재하는 우리들을 만나야 한다. 선언이 거리에서 나가고 실현될 때 변화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동맹휴학을 이어나가고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이야기를 하겠다"고 했다.

▲하야하라 대학생 성토대회에서 발언하는 대학생들. ⓒ프레시안(서어리)

이들은 박근혜 퇴진 구호만 외치지 않았다. '평등한 연대’를 위한 자성의 목소리도 높였다.

홍수민 씨는 "지지발언이라고 내뱉는 말 중에, 서강대 대학생을 향해 '박근혜 나온 대학교 학생’이라고 하는 등의 말이 있었다"며 "이는 평등한 연대에서 어긋나는 일이고 시정해야 마땅하다"고 했다.

김은영 씨는 "'박근혜 병신년'이라는 말을 하는데, 이는 박근혜에게 향하는 게 아니라 많은 여성들 성소수자들, 장애인에 대한 혐오 발언"이라며 "박근혜가 최순실이 이렇게 나라를 망쳐놓은 건 그들이 여성이라서가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의롭지 못한 정권의 퇴진을 외치는 사람들은 혐오 발언은 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야하라 대학생 성토대회에 참여한 대학생들. ⓒ프레시안(서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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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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