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공동 범죄, 핵심은 네 가지!

[전진한의 알권리] 박근혜 대통령 물러나는 것이 마지막 책임

박근혜 대통령의 후안무치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시민 앞에 석고대죄해도 부족한데 야당 및 시민 사회와 상의 없이 국무총리와 경제부총리, 국민안전처 장관을 내정했다. 이 같은 행위는 그동안 터져 나오는 수많은 범죄에 대해 죄의식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을 입증한다. 더욱 문제는 이 사태를 '최순실 게이트', '무당 통치' 등 사건의 본질이 아닌 얘기가 언론을 통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분명히 말하지만, 이 사태는 대통령에서 시작되었고, 그 끝도 박근혜 대통령을 향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태에 대해 놓치지 말아야 할 몇 가지 지점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우선, 이번 사건은 명백히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가 공모한 공동 범죄이다. 지난달 25일 긴급 기자 회견에서 박 대통령이 입증한 것만 해도 범죄라고 지칭하기에 부족하지 않다. 또 언론에서 터져 나오는 의혹을 보면, 각종 사안마다 둘은 치밀하게 공모한 것으로 보인다. 안종범 전 수석이 밝혔듯,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800억 원 강제 모금도 박 대통령 지시에서 시작되었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 씨가 기획한 각종 이권 사업에도 홍보 담당자를 자처하며, 주연 역할을 했다. 쉽게 말해, 대통령이라는 자리를 이용해 치밀한 부패 행위를 기획한 것이다. 이는 무당에게 홀리거나, 결정 장애가 있어서 발생한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돈에 대한 엄청난 집착으로 빚어낸 부패 행위라고 봐야 한다.

두 번째, 국가 기밀을 특정인에게 통째로 팔아넘긴 사건이다. 현재 박 대통령은 최순실 씨에게 어떤 비밀 및 기밀정보를 넘겼는지 알려져 있지 않다. '드레스덴 한반도 평화 통일 구상 연설문' '통일 대박론'의 구체적 실천 방안이 담겨 있는 이 연설문은 발표 직전까지 극도의 보안을 유지하는 기록이다. 일각에서는 연설문일 경우 완성본만 처벌할 수 있다고 보지만, 이는 법을 이해하지 못한 발상이다.

'대통령기록물법' 제14조는 '누구든지 무단으로 대통령기록물을 파기·손상·은닉·멸실 또는 유출하거나 국외로 반출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런 규정을 둔 것은, 대통령 기록물이 만들어지는 과정까지 포함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같은 법 7조에는 '대통령의 직무 수행과 관련한 모든 과정 및 결과가 기록물로 생산·관리되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산 및 관리'는 기록물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보안 유지, 유출 금지 등을 다 포함한 개념이다. 또한 대통령 기록 유출은 건건이 별도의 범죄 행위로 보고, 각각 법 적용을 해 처벌해야 한다. 처벌 대상은 법 규정에 '누구든지'로 규정되어 있으니, 유출을 지시한 대통령과 실행에 옮긴 참모들, 기록을 취득해 은닉한 최순실 씨 등 주변 인물을 다 포함한다. 대통령기록물법 하나만 적용해도 중형을 면하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과 박관천 전 경정 사건을 예로 들어, 법원은 문서가 완성된 상태일 것을 '기록물'의 요건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점에서 법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법 취지를 정확히 모르는 얘기다. 위 사건은 박 대통령 자신이 결재하지 않은 '지라시 기록'이라고 지칭했다.

즉,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기록의 4대 요건 중에서 진본성·신뢰성을 상실한 기록이었다는 점이다. 이번 사건처럼 정식 기록물이 생산되는 과정에서 기록이 외부로 유출된 것과는 전혀 사안이 다르다. 더욱 엄중한 것은 연설문뿐만 아니라, 각종 정책 및 비밀 기록도 유출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대통령기록물법 이외에 공무상 비밀 누설, 군사 기밀 보호법 등 여러 가지 법 적용이 가능하다.

세 번째,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수많은 공모 및 동조자가 있어 가능했다. 현재도 이와 관련한 수많은 공직자가 공무를 수행하면서 증거를 인멸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와 별도로, 감사원은 전 부처를 상대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자를 찾아 대대적인 감사를 벌여야 한다. 아울러 청와대와 문화체육관광부뿐만 아니라, 전 부처에 관련한 인사들을 직무 정지시켜야 한다. 이번 게이트의 최대 핵심은 바로 공모 및 동조자를 찾아내는 작업이다.

▲ 10월 27일 자 '손문상의 그림 세상'. ⓒ프레시안

마지막으로, 박 대통령의 민낯이 드러난 세월호 참사 때 공개되지 않았던 '대통령 행적 7시간'을 반드시 밝혀야 한다. 박 대통령은 7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 제대로 밝힌 적이 없다. 세월호 특조위, 시민 사회의 정보 공개 요구에 별다른 이유 없이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그 결과 대통령의 7시간 관련 각종 소문이 위험 수위에 이르고 있다. 수많은 시민은 대통령이 그 시간에 무엇을 했는지 궁금해하고 있다. 최순실 씨와 관계가 없는지, 없다면 무엇을 했는지 정확히 밝혀야 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위에서 지적한 사안을 밝혀내려면 박 대통령이 현직에 있으면 안 된다. 반드시 대통령직을 물러나, 수사를 받아야 한다. 그것이 박 대통령이 이행해야할 마지막 책임이다. 대한민국은 현재 매우 위험하고 엄중한 상황에 처해 있다. 시민들은 하루하루 엄청난 불안감을 견디고 살아가고 있다. 정치권은 이런 엄중함을 이해하고, 시민들의 뜻에 따라 정식으로 대통령에게 하야를 요구하기 바란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전진한

2002년부터 알권리운동을 해왔습니다. 주로 정보공개법 및 기록물관리법을 제도화 하고 확산하는데 에너지를 쏟았습니다. 힘이 있는 사람이나 단체들은 정보를 감추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햇볕을 비추고 싶은 것이 작은 소망입니다. 최근에는 사회적으로 어려운 컨텐츠를 쉽고 재밌게 바꾸는 일을 하는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상임이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