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모른다'던 K재단 前 이사장이 사실을 인정했다

"최순실 연관없다" → "이제 인정해야죠"…최순실, K재단 개입 사실이었다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인 최순실 씨의 소개로 이사장에 올랐다고 시인했다. 제보자를 제외하고 미르K스포츠 재단 관계자가 재단 운영의 핵심에 최 씨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은 사실상 처음 있는 일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는 30일 오후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정 전 이사장은 검찰 출석에 앞서 취재진에게 "있는 그대로 다 얘기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정 전 이사장은 '최씨 소개로 이사장이 된 거 맞느냐'는 질문에 "네. 서로 알고 있었다. 제 고객이었으니까 이제 인정을 해야죠"라고 말했다. 정 전 이사장은 최순실 씨의 단골 스포츠마사지센터 원장이었다.

앞서 정 전 이사장은 지난 9월 29일 최 씨의 개입으로 K스포츠재단 이사장에 올랐다는 의혹이 일자 이사장 직을 사퇴하며 보도자료를 내고 "언론에서 거론되는 특정인사(최순실)와의 연계는 전혀 없다"며 "특히 본인의 센터와 특정인의 거주지가 물리적으로 가깝다고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지나친 억측이며 저는 재단의 이사회를 통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선임됐다"고 최 씨와의 관계를 전면 부인했었다.

정 전 이사장은 "여러 가지 정황을 잘 모르고 개입을 하다 보니까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로써 두 재단 관련 수사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특히 K스포츠재단을 최 씨가 좌지우지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이 재단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으로부터 어떻게 288억 원을 단기간 안에 모았는지, 최 씨가 기업들에 대한 사실상 강제 모금에 개입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검찰은 정 전 이사장을 상대로 재단 설립 배경 및 기부 모금 배경, 최 씨의 역할 및 청와대 관계자의 역할 등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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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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