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인사 기밀 문건, 최순실 사무실서 발견됐다

인사 개입 정황 드러나…靑 민정수석 문건이 왜 최씨 사무실에?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씨의 연설문 첨삭 사실을 시인한 가운데, 최 씨가 청와대 인사에까지 개입했다는 정황은 더욱 짙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청와대에서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문건이 최 씨 측근 사무실에서 발견된 것은 대통령기록물이 유출됐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어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기록물 무단 유출의 경우 최대 10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25일 <TV조선>은 최순실 씨 측근의 사무실에서 민정수석 추천 관련 문건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해당 문건은 '민정수석실 추천인 및 조직도'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청와대 출신 관계자는 "문건에 들어간 색이나 양식 글씨체 등이 청와대 게 맞다"고 확인했다.

이 문건의 가장 위쪽엔 '현재 민정수석'이라며 2014년 6월까지 재직했던 홍경식 전 민정수석 비서관의 사진과 프로필이 적혀 있고, 이중희 당시 민정비서관과 김종필 당시 법무비서관의 사진과 프로필도 나와 있다. 맨 아래에는 홍 수석의 후임 민정수석으로 곽상욱 감사위원이 추천돼 있고 출생지와 출신 고교, 대학 경력이 상세하게 적혀 있다. 곽상욱 감사위원은 민정수석 추천 사실에 대해 "그런 직접적인 얘기는 못 들었다"고 했다.

실제 곽 감사위원이 민정수석에 추천되지는 않았지만, 누군가 곽 감사위원을 추천하려 했다는 정황은 될 수 있다. 이 문건이 최 씨 측근의 사무실에서 발견된 것 자체만으로도 이는 국가 기밀 누설이나, 대통령 기록물 유출 혐의를 받을 수가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취임 당시부터 '실세 차관'으로 불렸던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최 씨를 몰래 수시로 만났으며, 자신의 측근들의 이력서를 최 씨 측에 보내 요직에 앉히려 했다는 의혹도 보도됐다.

이 매체는 지난 2014년 3월 14일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이모 씨에게서 받은 인사청탁 이메일을 공개했다. 이 메일에는 "김 차관님, 수고가 많습니다. 이력서 송부합니다"라는 내용과 함께 이력서가 파일로 첨부됐다. 김 차관은 이 메일을 최 씨의 측근에게 전달을 한 것으로 나와 있다. 또한 한 체육계 인사 심모 씨의 경우에도 김 차관에게 인사 청탁성 메일을 보냈고, 김 차관이 이를 최 씨 측에 보낸 흔적도 발견됐다.

이 매체는 "김 차관은 늦은 밤 수시로 최 씨를 만나 '회장님'이라 부르며 현안과 인사 문제를 보고했고, 실제로도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최순실 씨 ⓒTV조선 화면 갈무리

최순실, 윤전추와 함께 박 대통령 의상 체크 영상 공개

<TV조선>이 이날 공개한 영상도 충격적이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모 사무실에서 촬영된 이 영상 속에는 최 씨와 함께 청와대의 이모 전 행정관이 등장한다. 이와 함께 '전지현 트레이너' 출신의 윤전추 행정관도 최 씨와 함께 등장하는데, 이들은 최 씨를 모시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특히 윤전추 행정관이 최 씨와 함께 있는 영상은 일개 헬스트레이너에 불과한 윤 행정관이 최 씨를 등에 업고 청와대에 입성, 박 대통령의 건강 관리를 하게 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더욱 짙게 만들어 준다.

해당 사무실의 용처 자체도 일반인의 상식으로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 사무실은 박 대통령이 그간 해외 순방 등에서 착용했던 옷을 만들던 곳이다. 최 씨는 이 곳에서 실제 박 대통령이 입은 것으로 보이는 옷들을 세세하게 체크하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최 씨가 입으라는 옷을 박 대통령이 그간 입고 공식 행사에 등장해왔다는 것을 입증한다. 이 사무실은 현재 없어졌고,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최 씨의 광범위한 국정 개입 정황이 드러나면서 그간 박 대통령이 행해왔던 연설이나, 국정 운영 등에 신뢰도는 바닥으로 떨어지게 됐다.

2011년 개국 당시 방송에서 박 대통령을 스튜디오로 초청 "형광등 100개 아우라" 등의 자막으로 박 대통령 '띄우기'에 나섰던 <TV조선>은 이날 '최순실 게이트' 특집 편성으로 뉴스를 진행했다.

ⓒTV조선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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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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