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백남기 상황속보' 전체 공개…"이철성 위증"

"전현직 경찰청장 등 위증 고발…법원에도 거짓 자료 제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소속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위원들이 이철성 경찰청장과 강신명 전 경찰청장 등 전현직 경찰 고위간부를 위증 등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고(故) 백남기 농민의 사망 원인이 된 작년 11월 민중총궐기 집회 당시 경찰 대응에 대해 국회 청문회와 국정감사 등에서 거짓 증언을 했기 때문이라고 이들은 밝혔다.

국회 안행위 야당 간사들인 더민주 박남춘 의원과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은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 언론 보도를 통해, 경찰이 '파기해서 존재하지 않는다'던 고 백남기 농민 사고 정황이 기록된 경찰 상황보고서가 공개됐다"며 "국회에서 거짓된 답변으로 국회와 국민을 우롱한 이철성 청장을 비롯해 강신명 전 청장, 구은수 전 서울경찰청장, 신윤균 4기동단장 등 경찰 전현직 지휘부를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 14조 1항에 따른 위증죄로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야당 안행위원들은 "이철성 청장은 국회 위증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사퇴하라"며 "공정성을 상실한 검찰이 아닌 특검을 통해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새누리당은 야3당이 요구한 특검 도입에 응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경찰의 무리한 부검영장 집행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경찰이 작성한 상황보고서에 적시된 것처럼, 경찰 물대포에 의해 백남기 농민이 돌아가신 것이 명확해졌다. 경찰은 유족의 의사에 반하는 부검영장 강제집행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유족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박 의원 등은 이날 회견에서 경찰이 민중총궐기 집회 당시 작성한 상황보고서 1~26보 전체 내용을 공개했다. 이들은 "상황을 종합해봤을 때, 경찰 지휘부는 사고 직후 백남기 농민의 부상 상황을 인지했고, 병원 후송 과정과 치료 과정에 처음부터 깊숙하게 개입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매우 이례적인 경찰의 유기적 초동 대응은 백선하 교수의 수술과 치료, 사망진단서 작성까지 관여한 것이 아닌지 의심을 거둘 수 없(게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6일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제출된 상황속보에는) 공교롭게도 백남기 농민이 부상당한 시점만 누락되어 있어 우리는 '경찰의 고의 은폐'를 주장했는데 이런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 것"이라며 "상황보고서 분석 결과, 적어도 20시에는 경찰청장 및 차장을 비롯한 경찰 지휘부가 백남기 농민의 부상 상황을 보고받았음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국정감사에서 경찰은 남아 있는 상황속보는 법원 등에 제출된 10보, 11보, 12보, 13보, 19보, 20보 등 6건밖에 없다고 했다. 백 씨가 쓰러진 시간대는 14~18보에 해당한다.

(☞기사 하단 박스 : 국정감사에 제출되지 않은 상황보고 중 백남기 씨 관련 부분 발췌)


박 의원 등은 "최초 경찰은 '상황보고서를 작성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하다가 이후 '폐기했다'고 입장을 번복했고, 이후 (더민주) 김정우 의원이 법원에 제출된 경찰의 답변서 일부를 공개하자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며 "특히 이 청장은 '법원에 제출된 상황속보 외에 현재 확인된 것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해당 문건이 버젓이 존재하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강신명 전 청장은 지난 6월 29일 경찰청 업무보고에서 백남기 농민 부상을 인지한 시점에 대해 '저녁 9시가 넘어 뉴스 자막 방송으로 부상 상황을 알았다'고 답변했으며, 9월 12일 백남기 농민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온 구은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역시 '저녁 9시 넘어 병원 후송 이후 보고 받았다'고 증언했다. 당시 현장 지휘관이었던 신윤균 전 단장도 '저녁 8시 40분 경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다'고 증언하는 등 관련 경찰 지휘라인 모두가 조직적으로 거짓증언으로 일관했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또 경찰이 백남기 씨 관련 민사소송 법원에 제출한 답변서를 통해 "일반적으로 30분 단위로 작성되는 상황속보(20:30 기준으로 작성된 19보까지)에서도 백남기의 부상사실에 대한 언급이 없었고, 21:00 기준으로 작성된 상황속보 20보에서 비로소 언급되기 시작했다"고 적시했음을 언급하며 "(법원에) 부상 당시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지만, 이번에 새롭게 밝혀진 18보에는 해당 내용이 적시되어 있다. 법원에마저 거짓 자료를 제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음은 이날 야당 안행위원들이 공개한 상황속보 가운데 백남기 씨 관련 부분 내용. (밑줄 및 굵은 글씨는 원본의 표기가 아닌 <프레시안>이 강조한 부분)

14보, 17:25 현재

종로2가~서린R(로터리), 인원 2만2천

-서린R차벽 앞에 대기하며 전 차로 점거 중 → 물포 사용 경고(17:00~17:05) / 종결선언 요청(17:07) / 자진해산 요청(17:12)

15보, 17:55 현재

종로2가~서린R, 인원 2만

-공평R 방면으로 이동 중 → 1차(17:45) 2차(17:50) 해산명령

※차벽 버스에 밧줄을 걸어 당기며 사다리 이용 차량 손괴하는 것에 대해 물포 사용 중(17:10~)

16보, 18:30 현재, 정정

종로2가~서린R, 인원 2만1천

-공평R 방면으로 이동 중 /재동R~낙원상가 방면 대기중이던 재야 학생 합류 → 3차 해산명령(18:03)

=> 물포 사용 중

17보, 1900 현재

종로2가~서린R, 인원 1만8천

-경찰버스를 밧줄로 당기고,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경력과 대치 중 → 4차 해산 명령(18:15)

=>물포 사용 중

-농민3천 / 학생 시민 6천 / 노동 1만2천(보건 화물 공공 화섬 등)

18보 20:00 현재

종로2가~서린R, 인원 7천명

-차벽버스에 10여 개의 밧줄을 걸어 당기고 있으며 무역보험공사 앞 보도블럭을 빠루를 이용, 벽돌을 만들어 던지는 중 →5차 해선명령(18:58)/물포 사용

○ 부상자 3명, 119 등 구급차 이용 호송 조치

-19:00 동아일보 앞 부상당한 시위대풍 2명(왼쪽다리 부상, 타박상), 119이용(78보3166) 강북삼성병원 응급실로 호송

-19:10 SK빌딩 앞 버스정류장에서 70대 노인 뇌진탕으로 바닥에 쓰러져 있어 구급차 요청, 호송조치(송파6-7)

-시사인 김○○ 기자, 서린R 주변 현장 취재 중 갑자기 날아온 벽돌에 머리를 맞아 119 구급차 이용해 강북삼성병원 후송(부상상태 확인 중)

20보 21:00 현재 (20보는 국정감사 때도 공개-편집자)

○ 부상자 관련, 2명 병원 치료 중

-1명(백남기, 47년생, 남, 전남 보성) 서울대병원에서 뇌출혈 증세로 산소호흡기 부착, 치료 중(기자 5명 취재 중)

22보 22:00 현재

○ 서울대병원 부상자(백남기, 47년생, 남, 전남 보성) 관련

-뇌출혈 증세로 산소호흡기 부착, 치료 계속(SBS 등 기자 30명 취재 중)

-가족 2명(딸, 사위) 도착, 대기 / 새정치 의원 5명(김광진 이학영 남인순 전순옥 박홍근) 서울대병원 도착, 대기 중(21:35~)

23보 22:30 현재

○ 서울대병원 부상자(백남기, 47년생, 남, 전남 보성) 관련, 뇌출혈 증세로 산소호흡기 부착, 치료 계속 / 가족 2명(딸, 사위), 새정치 의원 5명(김광진 이학영 남인순 전순옥 박홍근) 서울대병원 대기 중(21:35~)

-민주주의국민행동 공동대표 김재철, 22:00~22:05 서울대병원 응급실 앞에서 SBS 기자 등 30명 상대로 기자회견 진행

※기자회견 내용 : 충격을 받았다. 확신할 수 없지만 물포를 맞은 것 같다.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

24보 23:00 현재

○ 서울대병원 부상자(백남기, 47년생, 남, 전남 보성), 뇌출혈 증세로 산소호흡기 부착, 치료 계속 / 가족 2명(딸, 사위) 보성군 농민회장 등 3명 대기

-새정치 의원 5명(김광진 이학영 남인순 전순옥 박홍근) 해산(22:40)

-민주주의국민행동 공동대표 김재철, 22:20~22:25 서울대병원 응급실 앞에서 재차 기자회견(SBS 기자 등 30명 취재) 진행

※ "지금 인터넷 돌고 있는 동영상 주인공과 백남기씨는 다른 사람이다. 그래서 기자들이 이것을 백남기씨라고 단정해 보도하는 것은 자제해 달라. 팩트TV 이상호 기자가 동영상 속 물대포를 맞은 주인공이 어느 병원에 입원 중인지와 백남기 씨가 무슨 이유로 서울대병원에 왔는지를 확인 중이다. 추측성 기사는 자제해 달라"

25보 23:20 현재

□부상자(8명) 현황 → 1명 치료 中 / 7명 치료 後 퇴원

백남기 (47년생, 男, 전남 보성)

-19:10경 서린R(빌딩 앞 버스정류장)에서 물포에 맞아 부상

→구급차(송파 6-7)로 서울대병원으로 후송, 뇌출혈 증세로 산소호흡기 부착, 치료 中

26보 23:35 현재

○ 서울대병원 부상자(백남기, 47년생, 남, 전남 보성), 신경외과장 백선하 집도로 응급수술 준비 중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