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밥 딜런, 한국인이었다면 블랙리스트"

박지원·김용익 등 언급…"우리는 유신 시대, 야만의 시대"

미국 가수이자 시인인 밥 딜런이 올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것과 관련, 정치권에서는 박근혜 정부의 '예술인 블랙리스트' 의혹에 이를 빗대는 목소리가 나왔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은 14일 당 지도부 회의에서 "밥 딜런의 작품과, 평화를 향한 그의 삶에 경의를 표한다"며 "세계는 이렇게 대중가수에게도 노벨 문학상을 주는 '알파고 시대'인데, 우리는 자꾸 유신 시대로 돌아가고 있다. 가난과 고통 속에 신음하는 청년 예술가, 문화혁명 시대에나 가능한 '블랙리스트', 미르·K스포츠 재단에 기업이 강제 출연하는 관제 문화가 판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 문화예술 정책은 21세기 문화의 시대를 야만의 시대로 만들어가고 있다"며 "우리 정부에서도 대중문화에 대한 근본적 대책을 강구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성식 정책위의장도 딜런의 대표곡 '블로잉 인 더 윈드(Blowin' in the wind)'의 가사를 길게 인용하며 "노벨상 제정 이래 대중가수가 받은 것은 처음이다. 그 가사에 비유하자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나야 밥 딜런 같은 시인·가수가 노벨상을 받나', '얼마나 많은 세월이 지나야 문화판에 권력의 그림자가 사라질까.' 우리는 마음이 답답하다"라고 꼬집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이날 아침 트위터에 남긴 글에서 "우리가 대중문화인 '블랙리스트'를 쓰고 있을 때, 딜런은 '귀로 듣는 시'를 쓰고 있었다. 그 시가 세상을 바꿔 왔다"며 "이제 '청와대만이 아는 대답'을 듣고 싶다"고 비꼬았다. '블로잉 인 더 윈드'는 한국에서 '바람만이 아는 대답'으로 번안돼 불렸다.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김용익 전 의원은 트위터에 '촌철살인'을 남겼다. 그의 글은 아래와 같다.

"밥 딜런이 노벨 문학상을 받았군요. 저항과 반전, 평화의 시를 노래한 그가 한국인이었다면 받을 것은 블랙리스트 밖에 없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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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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