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5단체 중 하나인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박병원 회장이 "(정부가) 이미 재단법인 '미르'라는 것을 만들고 전경련을 통해 대기업들의 발목을 비틀어서 이미 450억~460억을 내는 것으로 해서 굴러가는 것 같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자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한국문화예술위(문예위) 위원이고, 포스코 사외이사이기도 한 박 회장은 포스코 이사회가 미르재단에 30억 원을 출연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을 문예위 회의에서 알리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회장은 "(포스코 쪽이) 리커창 중국 총리가 한·중·일 정상회담 때문에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한·중 간에 문화예술교류를 활성화시키자는 얘기가 오갔고, 이를 서포트(뒷받침)하는 수단으로 이것(미르재단)을 만들었다고 설명하면서, (포스코 쪽에서) 이사회의 추인만 원하는 것이지 이사회에서 부결을 하면 안 된다고 해서 (미르재단 출연안에) 부결도 못 하고 왔다"고도 말했다.
자체적으로 조성한 재단이라는 전경련의 설명과 다르게, 정부가 미르재단 설립 강제 모금에 강력 개입하고 있다는 불만을 털어 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청와대와 정부의 재단 설립 개입 의혹에 불을 지피는 것이다. 결국 이 재단이 박 대통령 퇴임 후 활동 공간을 위해 급조된 것 아니냐는 의혹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박 회장의 이같은 발언이 알려졌음에도 청와대는 입을 다물고 있다.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10일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 회장의 발언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지난주에도 말씀했듯, 국감장에서 나오는 주장에 대해 답변 안 한다"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