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사퇴 없는 국감 요식행위"…국감 파행 장기화

이정현 "국감 복귀하자" 주장 2시간 만에 거부…'동조 단식'도

새누리당은 28일 오후 의원 총회를 열고 이정현 대표의 '국정 감사 복귀' 주문을 거부, 국감 보이콧(집단 거부)을 이어가기로 했다. 의원 1명이 2~3일씩 진행하는 동조 단식도 진행된다.

이 대표는 앞서 이날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정세균 사퇴 관철을 위한 새누리당 당원 규탄 결의 대회'에서 돌연 국감 복귀를 자당 의원들에게 주문했다.

이 대표는 단식 투쟁은 계속하겠다고 언급하며 "제가 끝까지 남아서 정 의원을 반드시 의장석에서 끌어내리고 사퇴시키겠다"고 했다.

그러나 결의 대회 직후 열린 의원 총회에서 다수 의원들이 복귀 반대 의견을 내면서 간신히 열리는 듯했던 국회 정상화 가능성이 사라졌다.

2시간가량 진행된 의총을 마친 후 염동열 대변인은 "국회의장의 사퇴 없는 한 국감이 진행될 수 없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염 대변인은 "새누리당은 헌정 질서와 국회를 파괴하고 대한민국을 위기로 몰아간 정세균 의장 사퇴 없는 국감은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데 공감했다"고도 했다.

의원 총회에서는 이 대표의 단식을 지원하기 위한 소속 의원들의 '릴레이 동조 단식'도 결정됐다. 첫 단식자는 정진석 원내대표다.

정 원내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이 대표의 충정은 십분 이해하지만 대다수 의원들은 국감에 복귀할 수 없다, 당 대표가 단식하게 내버려 두고 국감에 복귀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의총 결과를 전해 들은 이 대표는 "정세균 의장에 대한 의원들의 분노가 어느 정도인지 알겠다"면서 수용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 새누리당은 28일 오후 소속 의원, 원외당협위원장, 사무처 당직자, 보좌진, 전국 기초·광역 의원들이 총결집하는 대규모 규탄 결의대회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었다. ⓒ프레시안(최하얀)

이정현 '솔로 플레이'…정진석 "의장도 협상 파트너가 원내대표라지 않느냐"

국감 복귀를 두고 새누리당이 우왕좌왕하게 된 데에는 이 대표가 사전에 '복귀 선언'을 할 것을 정 원내대표 등과 논의하지 않았던 점이 크게 작용했다.

이날 의원 총회에서는 이 대표의 독단적인 복귀 결정에 대해 성토와 불만이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감 복귀 여부는 원내 사안임에도 사전에 이 대표로부터 언질을 받지 못한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 대표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시하기도 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회의장도 협상 파트너가 원내대표라고 하지 않습니까"라면서 "복귀 안 한다.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당내 최다선(8선) 의원인 서청원 의원은 "정치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면서 "오늘 이 대표가 타이밍(시점)을 잘못 잡은 것이다. 타이밍이 오늘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서 의원은 의원 총회 도중 기자들을 만나 "의논을 좀 해야지. 오늘 중진 회의에서도 (나는) 국감 복귀해야 한다. 모든 것은 타이밍이다. (라고 했다.) 오늘은 그런데 아니잖아. 잘못된 거지"라고 했다.

염동열 대변인은 이 대표가 사전 논의 없이 복귀 선언을 한 까닭에 대해서 '충정'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는 "이 대표의 발언은 집권당이 처한 고뇌에 찬 충정"이라며 단식 때문에 "내일부터는 말도 하기 어려울 거라는 신체적 한계를 본인이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염 대변인은 이 대표가 "당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상당히 어지러워하고 있다"면서 "오늘 방송기자 초청 토론회는 정말 마지막 불꽃을 피운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국면 '장기화'…'국감 복귀' 소수 의견 추가 분출될까

새누리당의 '보이콧' 유지 및 동조 단식 결정으로 출구가 보이는 듯 했던 '국감 파행' 국면은 장기화할 모양새다.

당 대표의 국감 복귀 주장이 의원 총회에서 뒤집힌 만큼, 이른 시일 내에 복귀 주장이 다수가 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

게다가 정진석 원내대표는 국감 복귀 의사를 전날 밝힌 김영우 의원을 겨냥해 "죽어도 당론을 따를 수 없다면 무소속 정치를 하는 게 옳다"고 압박했다.

이날 오전 열렸던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만 해도 김 의원에 이어 유승민 의원 등 일부가 국감 복귀 주장을 했으나, 정 원내대표가 이렇게 강경한 입장을 밝힌 만큼 '소수 의견'이 추가로 분출되기는 상당히 어려워졌다.

이런 가운데 야당 소속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은 이날에도 이석수 전 특별 감찰관 일반 증인 채택을 새누리당 요청했으나 여당이 협조에 나서지 않았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대한 전경련 기금 출연 과정을 집중 조명하고 있는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이날에도 야당 단독으로 진행됐다.

새누리당은 29일 오전에는 정세균 의장을 서울중앙지검에 허위 공문서 작성 및 유포, 직권 남용 및 방해죄로 형사 고발하고 권한 쟁의 심판 신청에도 나선다.

소속 의원들이 낸 특별 당비로 정세균 의장 사퇴 주장을 담은 광고를 16개 경제지와 일간지 1면에 내보낼 계획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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