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미르 재단이 프랑스 요리 학교인 '에콜 페랑디'와 함께 한식 세계화 사업을 하는 데 뛰어들었고, 이를 박근혜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지원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시절인 2013년에 이 요리 학교와 협업하는 밑작업을 하고, 2015년 설립된 미르 재단이 이 학교와 본격적인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은 "2015년 미르 재단이 설립 한 달 만에 '에콜 페랑디'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는데, 한 달 만에 MOU를 체결하는 게 가능했던 것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2013년부터 한-프랑스 요리사 공동 한국 식품 홍보 행사를 여는 등 에콜 페랑디와 협업을 준비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손혜원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3월 24일 한-프랑스 수교 130주년 기념 행사에서 '프랑스의 에콜 페랑디 안에 한식 과정을 만든 것은 참 의미가 큰 일'이라고 말했다"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에콜 페랑디와의 행사를 지원해서, 김재수 장관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해임 건의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게 아닌가"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태권도 시연 행사 주체, 갑자기 K스포츠 재단으로 바뀌어"
K스포츠 재단에 대한 특혜 의혹도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보도 자료를 내어 "그동안 해외 문화 행사에서 국기원이 진행해오던 태권도 시연 행사 주체가 올해 5월부터 갑자기 K스포츠 재단으로 변경되었다"며 "그러나 어떤 과정으로 해당 재단이 순방 문화 행사에 참여하게 된 것인지 정부 공식 문서 기록이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조승래 의원이 이날 문화부 산하 해외문화홍보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스포츠 재단이 대통령 정상외교 문화 행사와 관련해 처음으로 등장하는 정부 문서는 해외문화홍보원이 이란 국빈 방문 행사 담당 기획사에 보낸 '과업 지시서'였다. 조 의원은 "심지어 K스포츠 재단은 자체적으로 태권도 시범 공연을 할 여력도 되지 않아 국제태권도연합 소속의 시범단이 공연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조승래 의원은 "하지만 어떤 과정으로, 누가 언제 K스포츠 재단을 선정한 것인지 공식 문서가 전혀 존재하지 않으며, 담당자들도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제대로 된 시범 공연 경험도 없는, 설립된 지 3개월밖에 안 된 재단에 대통령 국빈 방문 문화 행사라는 중차대한 업무를 맡기는 과정이 밀실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 행사 이후에 이란 태권도 시범단이 극찬을 받았고, 그 결과 아프리카도 순방하는 등 사후적인 평가를 볼 때, 저는 이들의 태권도 공연이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순방하기 적절하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착오가 없었다고 판단한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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