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방부 문상균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의 협정 조기 체결 요청에 대해 "일본 측이 계속해서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고 우리 정부와 군은 이해와 협조를 충분히 확보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기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보적인 차원에서 협정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문 대변인은 "그런 부분에서는 필요한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 안보적으로는 필요하지만 국민들이 반대하기 때문에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국민적인 이해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 대변인은 "한일 간에 정보보호 협정이 필요하다는 분위기에 대해서도 국민들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듣고 경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0일 일본 일간지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일본 방위상이 한민구 한국 국방장관과 전화 통화에서 협정의 조기 체결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한 장관이 "한국 국회와 국민의 이해를 충분히 얻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일본의 또 다른 일간지인 <요미우리신문>은 한 장관이 한국 내 여론을 지켜보면서 협의를 진행한다는 의향을 밝혔다고 해석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은 특정 국가들끼리 군사 기밀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맺는 협정으로, 정보의 제공 방법과 무단 유출 방지 방법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한일 양국은 지난 2012년 해당 협정을 체결하려 했으나 밀실 추진 논란이 벌어지면서 무산됐다. 이후 2014년 말 한미일 3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관련 군사 정보를 공유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한편 미국은 이날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으로 전략폭격기 B-1B '랜서'의 한반도 전개를 계획했으나 기상 악화를 이유로 이를 연기했다.
하지만 괌 지역에서 민간 항공기들은 뜨고 내린 정황이 있다며, 단순히 날씨 때문에 연기된 것이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문 대변인은 "기상도 영향이 있겠지만 가장 효율적인 전략 자산 전개 시점을 고려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당초 미국은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응해 이날 오전 괌 기지에 배치된 B-1B 2대를 경기도 오산기지 상공으로 전개해 무력 시위를 벌일 예정이었다. 그런데 기상 악화라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사실상 한미 양국의 군사적 대응이 첫걸음부터 주춤한 양상을 보이게 됐다.
이와 별도로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이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북한의 핵 시설 선제 타격에 대한 국제사회의 동의를 얻어낼 수 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문 대변인은 "선제 타격은 전쟁 상황을 염두에 두고 보면 가능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핵을 장착한 미사일을 발사하려는 징후가 보인다고 했을 때 군 당국이 자체 판단에 의해 먼저 타격할 수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 문 대변인은 "정황 판단에 관련된 문제는 한미 군 당국 면밀하게 결정할 것"이라며 "결정이 되면 자위권적 차원에서 충분히 그러한 행동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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