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의 전쟁', 조선일보 추가 비리 의혹 폭로

靑 폭로전 직접 가담 "송희영, 靑에 로비 시도했다"

청와대가 <조선일보>를 정면 겨냥했다. 정쟁의 한 복판에 직접 뛰어 든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결국 <조선일보>의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사퇴 요구 배경에 유착이나 비리를 덮으려 했던 의도가 있었던 것"이라고 규정하며,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에 대한 새로운 비리 의혹을 30일 <연합뉴스>를 통해 제기했다.

이는 우 수석 비리 의혹이 제기된 이유가 <조선일보>의 불순한 의도 때문이었다는 것으로 해석돼, 파장이 크게 일 전망이다.

즉 <조선일보>가 검찰 수사로 드러날 수 있는 비리 의혹을 덮기 위해 '특정 목적'을 갖고 사정 라인을 총괄하고 있는 우 수석을 끌어내리려 했다는 주장이다. 청와대가 특정인의 '비리 폭로전'에 직접 두 팔 걷고 나선 일은 군정 종식 이후 거의 전례가 없던 일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를 통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검찰수사가 진행되면서 <조선일보>와의 유착관계가 드러날 것을 우려해 이를 저지하려 했던 것 아닌가"라며 "결국 조선일보의 우 수석 사퇴 요구 배경에 유착이나 비리를 덮으려 했던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고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강성 친박'인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에 대한 대우조선해양의 호화 접대 정황을 폭로했다. 이 폭로의 여파로 송 전 주필은 주필과 편집인 직을 내려 놓았다. 이번 청와대의 폭로는 '2차전'을 예고한 셈이다.

청와대 '실패한 로비' 폭로사실상 검찰 수사 지시

이날 청와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송 전 주필이 지난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에게 대우조선해양 고위층의 연임을 부탁하는 로비를 해왔다"며 "청와대가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고, 결국 송 주필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로비에 실패하자 우 수석을 솎아내려 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지난 2012∼2015년 까지 재임했던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고재호 전 사장이다. 고 사장의 연임은 이뤄지지 못했다. '실패한 로비'였다는 것이다. 고 전 사장은 현재 5조 원대 분식회계 혐의 등(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배임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김진태 의원의 폭로에 대해 "(대우조선해양의 호화 외유 접대 사실로)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대표, 송 전 주필의 오래된 유착관계가 드러났다"며 "그것을 보면 <조선일보>가 왜 그렇게 집요하게 우병우 민정수석 사퇴를 요구했는지 이제 납득이 가는 것 같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청와대가 송 전 주필의 '연임 로비 시도'를 직접 폭로하고, 우 수석을 건드린 <조선일보>의 '불순한 목적'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만큼, 검찰은 더욱 분주해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에 대한 사실상의 수사 지시나 다름없다.

현재 검찰은 연임 로비 의혹의 경우 남상태 전 사장(2006년~2012년 재임) 부분만 들여다보고 있다. 여기에 송 전 주필의 고재호 전 사장 연임 로비 의혹까지 들여다 볼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청와대가 이미 '실패한 로비'로 규정한 만큼, 검찰 수사의 관건은 송 전 주필이 대우조선해양 측으로부터 청탁과 함께 접대나 금품을 받았는지 여부가 될 전망이다.

우병우 민정수석이 사정 라인과 정보 라인을 동시에 쥐고 있다는 점에서, 청와대의 이같은 폭로의 무게는 상당하다. 일각에서는 송 전 주필 외에 <조선일보> 또다른 고위층에 대한 '목줄'을 청와대가 추가로 쥐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언론사 칼럼, 변호사법 위반?대가성 입증 등 관건, 표현의 자유 논란도 예고

검찰은 일단 송 전 주필의 호화 접대 부분에 대해서서는 배임 수재 혐의를, 송 전 주필의 남상태 전 사장 연임 로비 의혹에 대해서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연합뉴스>는 이날 검찰발 기사를 통해 "검찰은 송 전 주필이 통상적인 해외 동행 취재기자에게 기업이 제공할 수 있는 지원 한도를 크게 넘어서는 대접을 받은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또 "만약 남 전 사장의 연임 로비 의혹에 송 전 주필이 모종의 역할을 한 것으로 조사될 경우에는 박수환 대표처럼 변호사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보도했다.

만약 송 전 주필에 대한 법리 적용과 관련해 변호사법 위반이든, 배임 수재든 언론사 칼럼이 '증거'로 될 수 있다면 그 파장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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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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