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친러 발언, 농담? 유착?

'러시아 트랩' 걸린 트럼프…"그저 비꼬아 한 말"

미국 대선 레이스에 러시아의 선거 개입 문제가 논란이다.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특유의 빈정대는 듯한 말투가 설화의 발단이다.

그는 27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만약 당신들이 듣고 있다면 사라진 3만 건의 이메일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언급한 이메일은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이 국무장관 재임 시절 주고받은 이메일을 말한다. 러시아가 자신을 돕기 위해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이메일을 해킹했다는 의혹을 반박하려던 의도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클린턴에게 유리하게 진행됐다는 편파 경선 논란으로 홍역을 앓던 민주당에게 반전의 기회가 됐다.

클린턴 캠프의 노련한 선거전문가들은 트럼프 발언에 곧바로 "국가 안보의 문제", "반역 행위"라고 총공세를 펴고 있다. 트럼프가 미국에게 적국이나 다름없는 러시아를 대선에 개입시키려한다는 것이다.

일종의 '미국판 종북몰이'인데, 미국 언론들이 이를 대서특필하면서 파장이 간단치 않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 등 공화당 주류 인사들도 트럼프 발언을 비판했다.

러시아는 해킹 의혹을 부인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28일 "이메일 문제는 미국인 스스로 알아서 하라"며 "선거를 위해 러시아공포증을 이용하려는 명백한 예"라고 했다.

트럼프는 한 발 물러섰다. 그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전날 발언에 대해 "그게(해커의 배후가) 러시아인지, 중국인지, 다른 누구인지는 모른다. 그걸 누가 알겠는가"라면서 "그저 비꼬아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보다 더 나은 지도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오바마는 대통령이 아니다. 푸틴은 분명 오바마 보다 더 일을 잘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민주당은 트럼프와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이를 '브로맨스'라고 주장해왔다. 트럼프가 사적 이익을 목적으로 친러 발언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폭스뉴스는 25일 트럼프가 세금내역 공개를 거부하는 이유로 러시아 신흥재벌인 올리가르히와 연루돼 있기 때문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외에도 1987년부터 러시아 사업을 시작한 이래 2013년의 '트럼프 오브 러시아' 사업 프로젝트, 2013년 모스크바에서 개최한 미스유니버스 대회까지, 트럼프가 그동안 러시아에서 벌인 사업은 적지 않다.

향후 대선 과정에서 러시아와 속물 사업가로 살아온 트럼프 사이의 사적인 유착이 입증되면 파장이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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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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