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학재단 이사장 "학생은 빚 있어야 파이팅"

안양옥 "국가장학금 규모 축소" vs. 참여연대 "빚은 고통일 뿐, 망언 규탄"

안양옥 신임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이 "학생들은 빚이 있어야 파이팅한다"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안 이사장은 지난 4일 취임 첫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장학재단 운영 방침을 설명하던 중 이같이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이사장은 이날 "대학에 입학할 때는 누구나 빈부 격차 없이 공동선에서 출발할 수 있게 등록금은 국가가 마련해야 한다"며 "현재 소득분위 8분위까지 학생을 대상으로 한 무이자 학자금 대출을 9~10분위까지 확대해 무이자 대출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안 이사장은 이처럼 무이자 대출 확대 방안을 밝히는 도중 "빚이 있어야 파이팅을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양옥 신임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연합뉴스

무이자 대출에 필요한 이자 재원은 지방자치단체의 협조를 얻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장기적으로는 국가장학금 규모를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 건의를 하겠다고도 말했다.

이날 발언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안 이사장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참여연대는 5일 "청년․대학생들의 부채로 인한 고통을 외면하는 몹시 무책임한 발언"이라며 비판 논평을 냈다.

참여연대는 "'빚'은 부담이자 고통일 뿐이지 '파이팅'이 될 수는 없다"며 "안양옥 이사장의 망언과 무책임한 발언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5년까지 학자금 대출을 받은 누적 인원은 326만여 명으로 금액으로는 14조8000억여 원에 이른다. 학자금 대출자 중에서 학자금 대출 채무를 제대로 갚지 못하고 있는 청년들은 2015년까지 19만6822명이며, 이 중에서 소송까지 당한 사람은 1만1000여 명에 이른다. 무이자 대출을 확대하겠다는 안 이사장의 방침에 대해 "이 땅의 청년들에게 얼마나 더 빚을 지우겠다는 것이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참여연대는 "과도한 등록금과 학자금 대출 부담 때문에 오늘의 청년들을 일컬어 'N포 세대'라고 지칭하고 있다"며 "이러한 결과는 국가가 책임져야 할 대학 교육을 개인의 빚으로 부담을 지운 결과"라고 했다.

그러면서 "무이자 대출은 보조적인 것이어야 하고, 우선적으로는 등록금 인하 정책, 진짜 반값 등록금 실현, 그리고 국가장학금의 획기적 확대가 병행되어야 함에도 오히려 국가장학금 규모를 줄이겠다는 것은 완전히 잘못된 정책"이라고 밝혔다.

안 이사장은 지난 5월 제3대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지난 6년 동안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지난 3월 새누리당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하기 위해 교총 회장과 EBS 이사직을 사퇴했으나 공천을 받지 못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