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강제노역뿐 아니라 거짓 보도까지

[언론 네트워크] 근로정신대 "아베 총리는 죽어간 소녀들에 대해 사죄하라"

일제시절 죄 없이 일본에 끌려가 강제노역과 죽음을 맞이한 소녀들에 대해 완전히 날조된 내용이 조선총독부 기관지였던 <매일신보>에 보도되었던 사실이 최근에 드러나면서 일본 정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1일 오전 광주광역시청 평화의소녀상 앞에서 열렸다.

근로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망자의 명예까지 짓밟은 일본 정부는 사죄하라"고 규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나고야 미쯔비시 소송을 지원하는 관계자들과 근로정신대 관계자들, 유족들, 시민모임 회원들 등이 참여했다.

▲ 망자의 명예까지 짓밟은 일본정부를 규탄하는 근로정신대 할머니들과 함께하는 시민모임. ⓒ시민의소리

근로정신대 관계자는 "<매일신보>는 1944년 12월 23일, 24일 이틀에 걸쳐 당시 사망한 어린 소녀들에 관한 소식을 중요 기사로 다뤘다"면서 "그러나 목적은 전혀 엉뚱한데 있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매일신보>의 1944년 12월 23일자 2면에 실린 기사는 목포에서 동원된 서복영, 오길애(목포산정초교 졸업)에 관한 내용이였고, 이 기사에는 이 소녀들이 어떤 원인에 의해 목숨을 잃었는지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이 두 정신대원들이 죽어가면서 남겼다는 마지막 말을 소개했다"고 전했다.

그 기사는 "'우리들이 죽기 때문에 반도 동무들의 결의가 조금이라도 약하여진다면 미안한 일입니다'하여, 전선 장병에도 지지 않는 최후는 일동을 크게 감격케하였다"고 적고 있다.

또한 이 신문은 다음과 같이 사망 이후 유골 반환 소식과 함께 가족의 반응을 싣고 있는데 그 내용이 참 충격적이다.

"그 애가 순직한 것은 명예로 생각합니다. 아비로서 이 이상 없는 효도를 바쳤다고 기뻐합니다."(▲서복영 아버지)

"나라를 위해 일한 것은 일가의 명예입니다. 지금부터 세상을 떠난 그에게 지지 않도록 나도 국가에 봉공하겠습니다."(▲오길애 아버지)

▲ 매일신보 1944년 12월 24일자. 2면

뿐만 아니라 다음날 24일자 2면 기사에는 '투혼, 증산전에 불멸'이라는 제목으로 광주에서 동원된 광주수창초교 출신 김순례와 전남 영암군 금정면이 고향인 이정숙의 사연도 소개했는데, 이 기사 역시 지진 얘기는 전혀 없고 '뜻하지 않는 사고'라며 사건을 은폐했다.

이 기사 역시 마치 자신이 원해서 일본에 간 것처럼 동원경위를 완전히 왜곡하고 있다.

"광주북정공립심상소학교(현 광주수창초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여자정신대원에 자진하여 참가."(▲김순례)

"남자로 못 태어나 총을 메고 싸움을 못하러가니 그 대신 비행기 생산에 사업전사가 되겠다고 굳은 결의를 가지고 여자정신대원에 참가한 군국의 정열을 가진 소녀"(▲이정숙)

이 기사 중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이들은 순직을 하는 순간까지도 비행기 증산에 좀 더 활동 못함을 부끄러워 선반 앞을 떠나지 않았다 하며, 이들의 전투적인 그 정신대 전 공장은 큰 감명을 받았고, 직장의 꽃으로 사러진 이 두 소녀를 본받겠다는 전 공장에서는 증산의 열화가 북받치고 있다 한다"라며 사망 당시를 악의적으로 미화한 대목이다.

이와 같은 보도에 대해 근로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과연, 어느 아버지가 딸의 죽음을 두고 '아비로서 이 이상 없는 효도를 바쳤다고 기뻐'하고, '나라를 위해 일한 것은 일가의 명예'라고 말할 사람이 있겠느냐"며 "일제는 죄 없는 어린 소녀들의 죽음마저 완전히 날조했다"고 날을 세웠다.

또한 "이를 통해 패전 위기에 몰린 일본 국민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군수품 생산을 독려하기 위한 소모품으로 악용했던 것이다"고 꼬집었다.

▲ 14살 나이에 나고야에 끌려가 강제노역과 지진을 겪은 양금덕 할머니. ⓒ시민의소리

14살 나이에 나고야에 끌려가 지진을 겪은 양금덕 할머니는 "그 학생들과 부모님이 얼마나 원통하겠냐 말도 안 되는 보도이다. 우리나라도 이제 힘이 있으니 아베 총리에게 사죄하고 배상하라 해야한다"면서 "내가 언젠가 죽기전에 아베에게 찾아가 발등을 물던지 입을 쥐어 뜯던지 해야 분통이 풀릴 것 같다"며 한탄했다.

故 오길애의 유족인 남동생 오철석은 "이 내용을 보면 전부가 거짓말이다. 몇몇 국수주의자들이 한·일 관계를 망치고 있다. 과거가 깨끗이 청산되어야 한·일 관계가 유지가 될 것이다"면서 "사죄가 최우선이다. 일본 정부는 사죄를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얼마전 아베 총리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을 호재삼아 일본이 원폭 피해국이라는 점을 부각시킨 것과 관련해서도 이들은 "지난날 일본 국민들의 아픔을 강조하고 싶다면, 당장 과거 제국주의의 헛된 망상부터 버려라"며 "72년 전 억울하게 죽어 간 이 소녀들에 대해 지금이라도 자신의 입장을 밝혀라"고 비판했다.

한편, 72년 전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은 "일본에 가면 돈도 벌며 좋은 공부도 시켜주고 중학교도 갈 수 있다"는 말에 속았고, 가족들에게는 "가지 않겠다면 대신 다른 사람을 잡아가고 식량배급을 끊겠다"고 협박하여 당시 초등학교에 다니거나, 학교를 막 졸업 했던 14살 안팎의 소녀들은 먼 이국땅까지 강제로 끌려갔다.

그 후 1944년 12월 7일 오후, 일본에서 도난카이지진이 발생하여 1000여명이 실종·사망했고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 항공기제작소 공장도 예외는 아니였다.

이 사태로 인해 광주전남 출신 여자근로정신대원 중 6명의 소녀들은 미처 공장을 빠져 나오지 못한 채 안타깝게 목숨을 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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