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이하 현지 시각) 유엔본부 현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10년 동안 유엔을 취재해온 유엔 전문 취재 매체 <이너시티프레스>의 매튜 리는 반 총장의 차기 한국 대선 출마가 지난 1946년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유엔 사무총장 지명에 관한 약정서'를 위반하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와 관련한 반 총장의 입장 혹은 반응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파르한 학 유엔 부대변인은 "반 총장은 현재 유엔 사무총장의 임기가 끝나고 난 뒤 어떤 활동을 할지 생각하고 있지 않다. 지금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그의 일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내년에 (임기가 끝난 뒤) 시간이 난다면 그 때 그는 다른 일들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매튜 리는 반 총장이 이 결의안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는지 재차 물었다. 또 결의안에서 회원국들이 사무총장에게 '적어도 퇴임 직후'(at any late immediately on retirement)에는 회원국의 어떠한 정부 직위도 제안해서는 안 되고, 사무총장도 이런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을 삼가야 한다고 명시한 것과 관련, '직후'(immediately) 라는 시점 문제에 대해 반 총장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질문했다.
이에 대해 학 부대변인은 즉답을 피하며 원론적인 답을 되풀이 했다. 그는 "반 총장이 말한 것 외에 더 드릴 말씀은 없다. 지금으로써는 (반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을 끝낸 이후 어떤 일을 할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반 총장은 내년 전까지 그 이슈를 거론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반 총장이 퇴임 전까지 한국 대선 출마 등 퇴임 후 거취에 대해 거론하지 않을 것이란 뜻으로 해석된다.
한편 유엔의 김원수 군축담당 고위대표가 지난 19일 뉴욕의 한국 특파원들을 대상으로 반 총장의 방한 일정을 공개하면서 이번 방한이 정치적인 방문이 아니라고 설명한 것과 관련, 매튜 리는 26일 유엔 정례브리핑에서 김 고위대표가 어떤 직위를 가지고 한국 언론들을 만난 것이냐고 물었다.
매튜 리가 김 고위대표의 직위를 지적한 이유는, 반 총장이 김 고위대표와 같은 한국 외교관 출신 유엔 인사들을 통해 유엔의 공식적인 일이 아닌,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설명하는데 활용하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매튜 리는 <경향신문>과 이메일 인터뷰에서 "김원수는 유엔의 월급을 받는 사람인데, 한국 국내 언론만을 상대로 반 총장의 입장을 브리핑하는 것은 가욋일 아니냐"며 비판한 바 있다.
학 부대변인은 김 고위대표의 브리핑과 관련, "그(김 고위대표)는 유엔의 관료로서 이야기한 것"이라며 "(반 총장과) 방문을 함께하는 대표단들은 때때로 기자들에게 일정을 알린다. 김 고위대표의 브리핑은 이러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 고위대표의 브리핑은 반 총장의 방한이 정치적인 방문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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