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궤변 "난 광주사태와 아무 관계 없다"

<신동아> 인터뷰에서 주장…"대통령이 되려다 안 된 사람이 모략한 것"

5.18 광주민주화운동 36주년을 이틀 앞두고 전두환 전 대통령이 "광주사태하고 나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다. 어느 누가 총을 쏘라고 하겠어 국민에게"라고 말했다. 5.18 광주 학살의 책임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 전 대통령은 <신동아>와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 인터뷰는 보안사 장교출신 김충립 목사 등이 배석한 가운데 서울 연희동 전 전 대통령 자택에서 진행됐다. 전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려다 안 된 사람이 그런 모략을…주동한 걸로 나쁜 소리를 하는데…"라고 본인은 억울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전 전 대통령은 자신이 광주 학살의 책임자라는 주장, 발포 명령을 내렸을 것이라는 의혹에 대해 "너무 무식해서 그런 거예요. 보안사령관이 중앙정보부장 꺾고, 청와대를 꺾고, 이렇게는 절대 못합니다"라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씨는 1989년 광주 청문회가 열린 것과 관련해 "'우리를 외국으로 쫓는 사람이 딴 사람이 아니고 노 대통령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무섭더라고요. 그래서 '아무도 못 찾아오는 산골로 가자' 해서 백담사로 갔죠"라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서 김충립 목사가 "대통령의 한 사람으로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총체적으로 유감의 뜻을 표한다는 유감 표명이네요"라고 말하자 전 전 대통령은 "말씀하신 대로 (그)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순자 씨는 "각하께서 광주에 가서 돌을 맞아서 모든 게, 5·18 가족들과 오해가 말끔히 풀리고 정말 분이 다 풀린다면 뭘 못하겠어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일부 언론이 전 전 대통령 측근을 인용, 전 전 대통령이 5.18 광주 학살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 의사를 갖고 있다고 보도한 것과는 다소 온도차가 있다. 전 전 대통령은 핵심 사실 관계에 대해서는 부인하며 '도의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 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향후 발간될 그의 회고록 내용을 유추케 한다. 회고록 안에는 본인을 적극 변호하면서 책임론을 희석시키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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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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