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에서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낸 옥시레킷벤키저의 신현우 전 대표가 제품의 위해성을 숨긴 거짓 광고 문구 도안에 깊이 관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최근 옥시의 광고 담당 전·현직 직원들로부터 "신 전 대표가 살균제 관련 광고 업무의 주요 과정을 보고 받고 지시도 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옥시는 2000년 10월 독성 물질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인산염 성분이 들어있는 가습기 살균제를 출시하면서, 용기에 '살균 99.9% - 아이에게도 안심', '인체에 안전한 성분을 사용하여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는 등의 광고 문구를 넣었다.
신 전 대표는 지난달 26일 소환 조사 때 "제품의 세부 광고 문구 기획에 일절 관여한 적 없다"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옥시 직원들의 진술과 그동안 확보한 증거를 토대로 신 전 대표가 광고·마케팅 업무를 총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아울러, 제품 안전성 검토 없이 '안심 제품'으로 표기한 것 또한 신 전 대표의 지시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검찰은 이르면 다음 주 초 신 전 대표를 다시 소환해 허위 광고 지시 여부, 본사 관여 여부 등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은 옥시의 유해성 실험 보고서 조작 의혹 수사도 본격 착수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서울대학교 수의과대 C 교수와 호서대 Y 교수의 연구실, 자택 등을 압수수색해 실험 일지, 개인 수첩, 연구 기록이 담긴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두 교수는 옥시 측으로부터 2억 원이 넘는 연구 용역비를 받고 '가습기 살균제와 폐 손상 간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등 회사 측에 유리한 보고서를 써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C 교수는 용역비 외에도 자문료 명목으로 수천만 원을 개인계좌로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두 교수가 실험 결과가 옥시 측에 유리하도록 실험 조건을 사전에 모의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만간 두 교수와 연구실 관계자들을 불러 사실 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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