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레임덕?…한국은행, 양적완화 '반대'

한은, 정부에 '재정 역할' 훈수도…"국민적 합의 필요"

한국은행이 박근혜 대통령의 이른바 '한국판 양적완화(선별적 양적완화)' 추진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국은행 윤면식 부총재보는 29일 한은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 브리핑에서 "중앙은행이 발권력을 활용해 재정 역할을 대신하려면 국민적 합의와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가능하다"고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윤 부총재보는 "기업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해 국책은행에 대한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면 그건 기본적으로 재정의 역할"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부총재보는 이어 "구조개혁이 잘 이뤄지려면 거시 경제 여건이 안정적으로 운용될 때만 구조개혁이 원활히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까지 나서서 지난 26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단 간담회, 28일 국무회의를 통해 두 차례나 강조한 양적완화 방안이 하루 만에 한은 측의 반대에 부딛힌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권력 누수, 즉 '레임덕' 국면에 진입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기업) 구조조정을 차질없이 성공적으로 추진하려면 구조조정을 집도하는 국책 은행의 지원 여력을 선제적으로 확충해 놓을 필요가 있다"며 "꼭 필요한 부분에 지원이 이뤄지는 선별적 양적완화 방식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청와대 안에서는 관련해 한국은행의 발권력을 동원, KDB산업은행의 산업금융채권(산금채)을 인수하는 방식 등으로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출혈을 막아낸다는 시나리오가 거론됐다.

그러나 오히려 한은 측은 국책은행에 대한 자본 확충은 "기본적으로 재정의 역할"이라며 사실상 정부에 '재정 운영을 잘 하라'는 훈수까지 둔 것으로 해석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국무회의에서 한국판 양적완화 추진을 언급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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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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