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 또 폭락...'경착륙' 현실이 되나

중국 경착륙, 글로벌 경제 흔들 '테일 리스크' 1순위로 지목

중국 증시가 25일 6%가 넘는 폭락장을 연출했다. 중국 당국이 34000억 위안(약 64조 2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공급에 나선 것을 비웃듯 증시가 폭락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일부 전문가들은 심상치 않은 동향으로 보고 있다.

상하이 종합지수는 장중 6.57%까지 급락한 뒤 전날보다 6.41%(187.65포인트) 폭락한 2741.25에 장을 마감했다. 선전 성분지수도 장 막판에 7.58%까지 밀린 뒤 7.34%(756.55포인트) 급락한 9551.08에 장을 마쳤다.

이날 강한 매도세의 배경에 대해 중국의 증시 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변한 점과 글로벌 경제의 최대 위협 요인으로 '중국발 꼬리 위험(tail risk)'을 꼽고 있는 월가의 시각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현재 금융시장이 "글로벌 경제의 바로미터"로 여기고 있는 국제유가가 중동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의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에 대한 거부로 인해 하락세로 돌아선 것도 중국 증시의 매도세를 촉발시킨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 흔들 '테일 리스크' 즐비


시장의 호재와 악재를 컴퓨터 모델로 종합해 자산운용의 기준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유명한 미국의 헤지펀드 투시그마(운용자산 320억 달러)가 월가의 애널리스트 127명을 상대로 설문조사(중복답변 가능)한 결과에 따르면, 중국의 경착륙은 자산 가격 폭락과 함께 확률분포상 일어날 가능성은 적지만, 현실로 나타나면 엄청난 충격을 줄 양대 리스크로 꼽혔다.

설문에 응한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은 투 시그마가 제시한 9개의 테일 리스크 중 중국의 경착륙을 우선적으로 꼽았다(60.3%). 중국이 경착륙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 전문가는 33.8%였다. 투 시그마가 정의한 '중국의 경착륙'은 성장률이 3% 이하로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월가에서 '중국발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얼마나 큰지 보여준다. 통상 중국의 경착륙 기준이 되는 성장률은 5%다.

이 조사에서 중국이 경착륙할 것으로 본 전문가들은 거의 절반이 1년 전후로 시기를 예측했다. 23.8%가 향후 6~12개월, 12개월 이후라는 전망이 23.5%로 비슷했다. 그러나 6개월 안에 발생할 수 있다고 본 전문가도 18.9%나 됐다.

시기적으로 본다면, 중국의 경착륙보다 더 빨리 닥칠 가능성이 큰 테일 리스크는 56.3%가 꼽은 '자산 가격 폭락'이다. 주식이나 채권 등 특정 자산군에서 동시다발적인 투매로 20% 이상의 손실이 발생하는 상황이 닥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1년 안에 유동성 이벤트가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의 경착륙과 자산가격 폭락에 이어 가장 응답율이 높은 테일 리스크들은 글로벌 디플레이션 장기화 가능성(44.4%), 신흥시장 국채위기(38.9%), 미국 기업의 신용유동성 위기(31.7%), 영국의 유럽연합(EU) 이탈을 의미하는 이른바 '브렉시트'(26.2%), IT 거품 붕괴(13.5%), 유로화 체제 붕괴(11.1%), 급격한 글로벌 인플레이션(4.8%)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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