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 '백종문 녹취록'은 사적인 술자리 대화?"

최민희 "이미 결론 내놓고 시간 끌기 위한 요식 행위였나"

문화방송(MBC) 최대 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가 MBC 노조원에 대한 '묻지마 해고'를 인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백종문 녹취록' 사건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내리지 못한 데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19일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에 따르면 방문진은 지난 18일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백종문 본부장 녹취록에 기재된 사실관계에 대한 진상규명 및 향후 방문진 조치에 관한 건'을 논의했다. 그러나 아무런 조치를 결정하지 않았다. 여당 추천 이사들이 백종문 본부장에 대한 책임 묻기를 꺼린 탓이다.

이사회에서 일부 여당 추천 이사들은 '녹취록에 등장하는 내용이 방문진의 관리 감독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식의 주장을 펼쳤고, '사적인 자리에서 술 마시며 한 얘기를 두고 백종문 본부장을 불러 논의할 게 뭐 있나'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문진은 앞서, 녹취록을 보관하고 있는 최민희 의원실 측에 공문을 보내 "공영방송 MBC의 관리감독기관으로서 올바른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공정하고 가치중립적인 사실관계의 확인 선행을 위해 녹취록 전문과 음성파일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이사진 전원의 합의가 있었다"며 해당 녹취록을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의원실 측은 "방문진은 본 의원실의 선의와 기대를 무시했다"며 "논의를 파행시킬 것이었다면 대체 본 의원실에 녹취록 전문을 요청한 까닭이 무엇이냐"며 비판했다.

또 "'사적인 자리에서 술 마시며 한 얘기'라고 규정할 것이었다면 굳이 6시간 분량의 녹취록을 볼 필요가 없었던 것 아니냐"며, "이미 결론을 짜맞춘 뒤 시간을 끌기 위한 요식 행위로 녹취록 전문을 보겠다고 한 방문진의 기만 행위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 자리가 '사적인 만남'이라고 주장하려면 적어도 그 만남의 식사비는 누가 어떤 돈으로 낸 건지는 확인해봐야 할 것"이라며 "방문진이 최소한의 증빙 자료 요청조차 하지 않는다면 이사들은 지금 당장 이사직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최 의원이 공개한 문제의 녹취록에는 MBC 백종문 미래전략본부장과 극우 매체 소속 기자 등이 대화가 담겨 있다. 2012년 파업 당시 MBC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자가 부당하게 해고됐다는 취지의 대화가 오갔고, 극우 매체 기자가 MBC에 출연을 청탁했다는 취지의 내용도 들어 있다. MBC는 이 녹취록 공개에 대해 "허위 보도"라고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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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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